어렵사리 취업문턱을 넘고도 단기간에 퇴직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306개 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무려 27.7%다. 청년들이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첫 직장을 빠르게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9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월간 노동리뷰 10월호 '청년의 생활: 구직활동, 첫 직장 이직, 시간관리' 특집에서 흥미로운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원이 2008~2014년 첫 직장에 입사한 청년 1천873명의 근로여건·교육수준·만족도를 조사했더니 청년들이 이직을 결심하는 배경으로 남성은 임금수준과 인간관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여성은 정규직 여부와 임금수준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첫 직장 이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월평균 임금수준이었다. 다른 모든 조건이 평균인 사람이 첫 직장 월평균 실질임금을 10만원 덜 받을 때 남성 이직확률은 1.3%, 여성 이직확률은 0.9% 늘어났다. 남성이 여성보다 임금수준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첫 직장 임금수준이 현저히 낮을 때 여성보다 남성의 이직률이 높았다. 임금수준이 높을 땐 여성보다 남성 이직률이 낮았다.

2015년 기준 월평균 실질임금(남성 195만원·여성 168만원)보다 현저히 낮은 100만원을 받은 남성의 이직률(32%)이 여성(24%)보다 높았는데, 남성 월평균 임금수준인 195만원 근처에서 역전현상이 벌어져 월 200만원 이상부터는 여성 이직률이 높았다.

남성의 이직결심에는 인간관계도 영향을 줬다. 인간관계에 불만족한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이직률이 7.5% 높았다. 여성은 직장내 안정적인 지위가 이직에 영향을 줬다. 비정규직 여성이 정규직 여성에 비해 이직률이 5.8% 높았다. 김종욱 연구원은 "정규직 여부에 관한 변수는 여성표본에게만 유의미한 영향을 보였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직장내 안정적인 지위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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