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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차원 사회적 대화는 가능한가] 서울·부천 노사정 협의 모델 부각, 주민참여예산 실험 포르투 알레그리 주목
▲ 정기훈 기자
도시 차원에서 사회적 대화가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경기도 부천이 노사정 대화로 노사·지역 현안을 풀어 나가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외국에서는 노사갈등 조정(베트남)과 시민참여 예산자치(브라질), 취약지역 문제 해결(독일)을 위해 도시 차원에서 대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근로자이사제, 노사관계 새로운 패러다임”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도시와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 세 번째 세션이 열렸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과 함께 존 리첫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본부 노동행정·노동관계 전문가, 토마스 프란케 독일 도시학연구소 책임연구원, 키엘 야콥슨 브라질 노동자당 아브라모재단 노동·지방자치외교 자문관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임상훈 한양대 교수(경영학)가 좌장을 맡았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노동존중 특별시'를 선언한 후 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와 근로자이사제 도입을 통해 제도적으로 노사정 협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주희 교수는 "근로자이사제 자체가 노동자들의 참여와 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지만 박원순 시장은 이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노동자와 사용자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며 "한국 사회에서 근로자이사제가 대립과 갈등을 넘어 상생과 협력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천시는 1992년 10월 노사공익협의회 발족을 시작으로 25년째 지역 차원의 노사정 대화를 이어 왔다. 대화 초기에는 노사갈등 예방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실업 해결 같은 고용문제와 생활임금제 도입을 비롯한 지역복지 현안까지 다룰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 의장을 지내며 노사정 대화에 참여했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부천시 노사정 대화는 교과서 하나 없이 몸으로 배우고 익힌 지난한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해 충돌이나 분쟁 조정이 쉽지 않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끼기도 했지만 노사정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선에서,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하나하나 합의를 거쳐 지금의 노사민정협의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노사갈등 예방 베트남 빈증성 모범 사례로

최근 베트남 빈증(Binh Duong)성이 부천과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다. 빈증성은 베트남 최대 상업도시인 호찌민시에 인접한 산업공단 밀집지역이다. 서울 위성도시로 커진 부천과 유사하다.

빈증성에 공장이 여럿 들어서면서 노사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존 리첫 ILO 전문가는 "연간 200건이 넘는 파업이 벌어지면서 노사갈등이 지역 현안으로 등장했다"며 "지역정부 주도로 노사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모여 '어디서, 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면서 최근 파업 건수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빈증성의 시도는 베트남에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시는 89년부터 주민참여 예산자치제를 시행 중이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예산·정책을 제안하고 2만여명의 넘는 시민이 모여 예산을 구성하고 집행을 평가한다.

키엘 야콥슨 자문관은 "진보정당이 집권하면서 주민참여 예산자치제를 처음 시작했지만 지금은 보수정당이 들어서더라도 없앨 수 없는 확고한 자치제도로 자리 잡았다"며 "예산을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를 이어 나가는 포르투 알레그리시의 경험은 브라질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혀 다른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도시 내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정부와 주민·노사가 참여하는 교육·경제·노동 프로그램을 시행해 성과를 내고 있다. 토마스 프란케 책임연구원은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실업자를 줄이고 지역경제를 강화하는 성과를 냈다”며 “지역 네트워크 구성으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성과”라고 말했다.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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