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계열사 노조들이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통한 지주사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회전문 인사로 대표되는 CEO 선임시스템을 바로잡겠다는 구상이다. KB금융노조협의회는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제왕적 CEO”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회장 선임시스템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회장이 사외이사 유임을 결정하고, 그들이 다시 회장 선출에 참여하는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사외이사 평가를 통해 매년 2인을 연임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KB금융그룹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다. 윤 회장을 포함해 23명의 후보군이 결정된 상태다. 8일 후보군이 3명 내외로 압축된다.

임기 말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협의회는 임시주총에 참여할 계획이다. 우리사주 위임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참여연대 출신 하승수 변호사다. 하 변호사는 옛 현대증권이 KB금융그룹에 인수되기 전 노조 추천으로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일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활동 경험이 풍부해 경영진측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시·견제할 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임시주총에서 KB금융 주주로서 지주 정관과 이사회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KB금융 지배구조가 한 단계 발전하는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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