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가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절차가 날치기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윤종규 회장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지부는 4일 성명을 내고 "깜깜이 절차로 진행되는 회장 선출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23인의 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8일까지 3명 내외로 후보군을 압축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지부는 2014년 9월 회장 선출 과정을 담은 IR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당시 회장 선임 과정에서 100여명의 후보군에 대한 압축 절차·채점 방법, 16개 후보 항목으로 구성된 후보 자격기준 등이 제시됐다. 노조를 비롯한 이해당사자 간담회 계획도 수립됐다. 반면 올해는 절차적 투명성을 담보하는 어떠한 조치도 없다는 것이 지부의 주장이다.

지부는 "외부 후보자군이 공모절차 없이 헤드헌팅 회사 추천으로 결정돼 퇴직임원 5명이 포함됐다"며 "짜고 치는 고스톱 혹은 윤 회장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확대지배구조위는 상시위원회와 확대위원회로 구분돼 있다. 상시위는 회장 후보군 자격요건을 정하고 추천절차를 결정한다. 23명의 후보군에 포함된 윤종규 회장은 상시위 위원이다. 확대지배구조위는 "5인의 상시위원 중 윤종규 회장과 이홍 KB국민은행 부행장은 후보군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종규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다. 윤 회장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퇴진운동을 전개한다.

박홍배 위원장은 "깜깜이·날치기 논란의 모든 책임은 윤종규 회장 본인에게 있으며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위는 "윤 회장은 연임 우선권이 없는 23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이라며 "더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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