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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근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장] “티브로드 ‘노동자 쥐어짜기’ 멈추고 기반시설 투자부터 하라”
   
▲ 최나영 기자
“아침마다 협력업체가 실적·CS지표를 보이며 압박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겠습니까?”

최성근(42·사진)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장의 말이 빨라졌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최 지부장에 따르면 2013년 노조가 설립된 뒤 다소 누그러들었던 협력업체의 영업 압박이 최근 또다시 심해지고 있다. 내년 1월31일로 예정된 티브로드와 협력업체 재계약 때문이다. 티브로드와 협력업체는 2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맺는다. 티브로드가 제시한 영업과 CS지표를 얼마나 이행했는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티브로드→협력업체→하청노동자로 이어지는 책임전가 구조다.

지부는 원청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이달 31일 하루파업과 9월 순환파업·간부파업에 나선다. <매일노동뉴스>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KCT 남대문 사무소 근처에서 파업을 앞둔 최성근 지부장을 만났다.

희망퇴직·성과급 확대 적용, 경영악화 때문?

- 파업을 앞두고 있다. 요구사항이 무엇인가.

“원청 직접고용 외에 생활임금 보장을 요구했다. 노조 설립 뒤 임금이 오르고 복지가 나아졌지만 부족한 것이 많다. 아직도 월 210만원 정도를 받으며 생계난에 허덕이고 있는 이들이 많다. 지부에는 기술서비스직과 영업전문직이 있다. 교섭에서는 통상급과 상여금을 포함해 35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협력업체는 임금동결을 제시하고, 영업전문직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성과연동제를 기술직까지 확대 적용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티브로드가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성과에 따른 급여체계 확대 적용을 시도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정규직노조와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티브로드가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면서 배당성향을 높이는 것은 문제다.”

- 티브로드가 희망퇴직·성과급 확대를 시도하는 것은 경영악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일부 인정한다. 인터넷을 주요 상품으로 팔던 통신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가 휴대전화와 IPTV를 결합해 팔면서 티브로드 같은 케이블방송 업체가 가입자들을 많이 빼앗겼다. 통신 3사가 기반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탓도 있다. 티브로드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통신 3사를 따라잡을 수 있는 상품과 기반을 갖췄어야 했다. 10년 전 기술력과 기반시설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로 인한 기업 경영악화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간접고용·성과연동제·희망퇴직 대신 시대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왜 변화가 어렵다고 보나.

“이를 책임지고 변화시켜 나갈 사람이 없다. 노조활동을 하며 본 티브로드 대표이사는 1~2년에 한 번씩 바뀌고, 간부들도 수시로 바뀌었다. 노조가 대화했던 사람들이 다 교체됐다. 결국 티브로드 모기업인 태광그룹의 이호진 전 회장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문경영인이 있어야 한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형 정규직화를 진행했다. 티브로드도 영향을 받지 않겠나.

“더디기는 하겠지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허가 조건으로 협력업체와 상생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고사항이긴 하지만 다음 재허가 심사 때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원·하청 첫 공동파업, 태광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될 수도”

- 이번 파업은 티브로드의 첫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파업이다.

“정규직으로 구성된 티브로드지부는 3년 전 설립한 뒤 회사에서 압박과 회유를 받는 등 어려움이 많이 겪었다. 압박을 이겨 내고 이제는 원·하청 노동자가 같이 싸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만큼 공동파업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티브로드를 계기로 원·하청 노동자 공동대응이 태광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 올해 초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가 내년 말까지인데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노조 설립 이전에는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그랬다. 이직률이 40~50%였다. 영업압박이 정말 심해서 원형탈모를 앓는 사람도 있었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나서 임금이 조금이나마 높아지고 영업 압박도 수위가 낮아졌는데, 그래도 아쉬운 점이 많다. 올해 우리가 바라는 노동조건이 마련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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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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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이 2017-08-31 07:42:34

    티브로드 고객수준과 티브로드본사직 수준이 비슷하네요 상담원역시 방어의 압박에 공황장애올정도입니다 고객 80넘은분들께 리모컨조작방법 안내직접한번해보시고 저희에게 방어할수있는 방법 가르쳐주시던가요 콜실적점수 환산하는 방법도여긴 타콜센터. 비교하면 엉망입니다 진짜 이해되지않네요   삭제

    • 내가 걸어가는 한길 2017-08-17 15:03:29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감정 노동자로 업무를 봅니다.
      고객의 해피콜평점으로 평가 받으면서 이용자는 해피콜을 악용하며 노동자를 위협하는 시대에서
      제대로 노동의 댓가를 받을수있는 그날이 올때까지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새시대에 맞는 노력과투쟁을 해나가는 당신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는 한명의 노동자 입니다^^   삭제

      • 노동자 2017-08-17 10:19:44

        힘냅시다. 우리는 승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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