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면 단기이익에 치중해 노동자를 쥐어짤 것이라던 ING생명보험 노동자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6일 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지부장 이기철)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대주주가 된 이후 전방위적인 인력감축 정책과 노동강도 강화로 직원 30%가 회사를 떠났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ING생명보험을 인수했다. 당시 지부는 144일 동안 파업을 하며 회사 매각에 반대했다. MBK파트너스가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라는 이유였다.

우려는 기우에 그치지 않았다. 회사 매각 당시 1천명이 넘던 직원은 올해 7월 현재 720여명으로 줄었다. 지부는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구조조정과 노동강도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회사가 희망퇴직을 명분으로 차장급 이상뿐 아니라 젊은 직원에게도 무차별 퇴사를 강요했는데, 임신한 조합원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간 일도 있었다”며 “노동자 수백명이 무리한 인원감축과 지속적인 야근 등 노동강도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직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이 강화된 것도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로 지목된다. 회사는 매년 직원들을 성과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전체 직원의 10%를 성과가 낮은 4등급과 5등급에 배정해야 하는데, 실제 5등급을 매기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MBK파트너스가 대주주가 된 뒤 상황이 달라졌다. 일정 인원에 반드시 5등급을 부여해 저성과자 교육을 시키는 새로운 관행이 자리 잡았다. 지부는 "지역별 여유인력을 임의로 판단해 직원들에게 수시로 원격지 근무를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ING생명은 올해 5월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전체 지분 41%를 대상으로 기업공개를 했다. 최근에는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기철 지부장은 “2015년 자기자본이 50%나 증가할 정도로 회사가 사상 최대치 이익을 냈는데 이는 노동자들을 마른 수건 쥐어짜듯 착취한 결과”라며 “대주주만 배불리는 고배당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매일노동뉴스>가 회사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홍보담당자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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