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 노사가 일터 괴롭힘을 금지하고 산별교섭 안착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금속사업장에 적용되는 내년 최저임금은 7천600원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 내년 최저임금(시급 7천530원)보다 70원 많다.

금속노조(위원장 김상구)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상임이사 박근형)는 19일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노조회의실에서 진행된 11차 금속산별중앙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의견접근안(잠정합의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견접근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조의 일터 괴롭힘 금지 요구를 사용자협의회가 수용한 점이다.

일터 괴롭힘은 개인은 물론 노조파괴에 악용됐다. 경남지역 대기업 중 최초로 복수노조가 출현한 사업장인 두산모트롤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소수노조인 금속노조 두산모트롤지회 조합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대기발령·전환배치해 논란이 일었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 PD가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언어폭력이 난무하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폭로하며 CJ E&M에 입사한 지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목숨을 끊은 일은 일터 괴롭힘의 또 다른 모습이다.

금속산업 노사는 회사의 일터 괴롭힘을 금지하고, 노동자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할 경우 노사 동수의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합의했다. 조사위의 시정권고를 회사는 이행해야 한다.

이 밖에 노사는 산별교섭 안착화를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한다. 9월말까지 노사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선언을 준비한다. 금속사업장에 적용할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6천600원)보다 1천원 늘어난 7천600원으로 합의했다. 노사가 사업장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상승폭이 가장 높다.

올해 중앙교섭에는 노조가 교섭요구안을 보낸 230여개 사업장 가운데 66개 사업장 노사가 참여했다. 노조는 조만간 중앙위원회를 열고 노사 의견접근안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조합원 찬반투표 일정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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