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정의당 대표
지난 대선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표방했던 정의당이 이달 6~11일 치른 당직선거에서 부대표에 도전했던 노동계 출신 후보들이 모두 낙선했다.

12일 정의당에 따르면 4기 당직선거 결과 이정미 후보가 56.05%를 얻어 당대표로 당선했다. 박원석 후보는 43.95%로 뒤를 이었다. 3명을 선출하는 부대표 선거에서는 7명이 출마한 가운데 청년할당으로 정혜연 후보(13.74%), 여성할당으로 강은미 후보(24.88%), 득표순위에 따라 한창민 후보(21.48%)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는 당권자 2만969명 중 1만2천978명(투표율 61.89%)이 참여했다.

지난 대선에 심상정 후보를 내보내며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내세웠던 정의당 선거 결과로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대표적인 노동계 출신 후보인 이병렬 후보가 13.75%, 박인숙 후보가 9.28%를 얻는 데 그쳐 낙마한 것이다. 이 후보의 경우는 득표 순위로는 3위를 했지만 당선되지는 못했다. 이 후보는 서노협 조직부장·보건의료노조 연대사업실장·민주노동당 노동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부대표 후보로 출마하면서 “노동을 대표하고 노동사업을 총괄하는 부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랫동안 양대 노총·산별조직과 광범위한 스킨십을 갖고 있던 그가 낙마하면서 노동전담 부대표라는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박인숙 후보도 태연물산노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등을 거친 노동계 인사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대 노총의 조직력 등 인적·물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간 고리 역할을 할 이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9일 진보대통합을 기치로 발족한 새민중정당(준)은 노동계 출신인 김종훈·윤종오 무소속 의원과 노동·농민진영이 주축을 이루는 데다, 9월에 민중연합당과의 신설합당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원내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독점적 지위가 깨지게 된다.

노동계 관계자는 “지난 대선을 거치며 규모가 커진 정의당이 노동을 대표하는 부대표를 전략적으로 두는 등 지도체제 변화가 요구된다”며 “노동자 당원 역시 이번 선거에서 결집력을 보여 주지 못한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미 대표는 이날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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