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
SK증권 인수 대상자로 구조조정 전문회사나 문제 있는 기업이 선정되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졸속 매각”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는 6일 오후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SK증권 졸속매각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안정과 노조 동의 없는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동 노조 SK증권지부장은 결의대회에서 삭발했다.

SK그룹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 규모의 SK증권 지분 매각에 착수한 상태다.

2015년 SK C&C와 합병하면서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설립될 당시 금융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때에는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설립된 날부터 2년간 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다. 8월이면 2년 유보기간이 만료된다.

SK그룹은 매각 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삼정KPMG은 지난달 28일 세 곳의 적격예비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큐캐피탈파트너스·케이프투자증권·호반건설이 주인공이다. 노조에 따르면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현재 471억원의 자본금과 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구조조정 전문회사다. 노조는 “업계에서의 평판도 좋지 않고, 무자본 기업 인수합병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며 “SK그룹이 4조원 이상의 고객자산을 위탁받고 있는 SK증권 인수에 관한 RFP(제안요청서)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부당한 취업규칙 변경으로 분란이 인 적 있다. 노동자들에게 업계 최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는 ‘부적격 회사’로 지목했다. 호반건설은 금융업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회사다.

이규동 지부장은 “예비후보 명단이 공개된 후 SK증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들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회사를 지켜 온 1천명의 직원들의 고용이 흔들릴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날 “생존권과 영업권을 위협하는 현 매각 국면이 중단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노조 관계자는 “SK그룹이 매각 과정에 노조가 참여하도록 보장하기로 했는데 이 같은 약속을 저버린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심사 과정을 지켜보며 부적격 자본들이 SK증권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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