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9일 실시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사상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나 기록을 발췌해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낡은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했다.

김상곤 후보자가 사회주의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2011년 초중고 학생 180만명을 대상으로 마르크스 혁명론을 소개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폐기된 이론을 학생에게 소개하는 것은 법치주의 부정이며 법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교육부 장관이 되는 것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희경 의원은 “김 후보자는 학자인가 사회운동가인가”라고 물은 뒤 “김 후보자가 활동한 민교협·교수노조·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에서 발언한 내용과 성명을 보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고 ‘사회주의를 상상하자’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김 후보자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며 “러시아혁명사 등을 가르치는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에서 활동했던 김 후보자의 모든 발언과 과정을 볼 때 사회주의자”라고 규정했다.

여당 “사상검증·매카시즘·증오발언” 반격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상검증” “매카시즘” “증오발언”이라고 반발했다. 표창원 의원은 “2017년 국회에서 다시 매카시즘이 발동해 개탄해 마지 않는다”며 “더 이상 매카시즘·종북몰이·색깔론으로 양심의 자유를 짓밟고 의회주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은 “이번 청문회가 박근혜 정부의 교육적폐 청산의지와 능력을 검증받는 자리여야 하는데 사회주의 타령을 하는 등 사상검증과 이념공세를 하고 있다”며 “김 후보자는 우리 공동체가 키우고 배출해 낸 훌륭한 교육전문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서 일부를 맥락 없이 발췌해 싸잡아 비판하는 증오발언을 하고 있다”며 “김 후보자가 자본주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개선을 모색하고자 했던 발언을 가지고 사회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곤 “자본주의 폐해와 한계 극복 위한 것”

김상곤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이념공세에 “자본주의 경영과 경제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그 문제와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 발언”이라며 “자본주의 경영학자로서 한국 경제와 경영이 한 단계 나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자는 인사말을 통해 “유아단계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에 걸쳐 모든 국민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초중등 교육개혁과 대학교육 혁신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같은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남북관계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30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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