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노조의 11일 파업을 앞두고 파업참여은행과 불참은행간 자금이동현상이 뚜렷해지고 주가가 급. 등락하는 등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따라서 금융노조의 파업 결행이나 지속여부는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정부와 금융노조가 개혁의 방법론과 속도를 둘러싸고 대치하는 형국이지만 결국 시장이 국면을 결정하는 심판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참여은행의 예금이 예상보다 큰 규모로 이탈하거나 주가가 계속 급락할 경우 공적자금 투입은행이나 지방은행 노조는 버틸 힘이 떨어진다.

결국 금융노조도 조합원들의 전선 이탈로 파업의 모멘텀을 잃게 된다.

반면 은행파업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 투입은행이나 지방은행 등 파업에 적극적인 은행의 주가가 오르고 자금이탈이 없다면 정부가 코너에 몰리게 된다.

시장이 파업에 동조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파업참여 은행 주가 움직임= 금융노조의 파업선언 이후 파업 참여은행의 주가급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빛. 조흥. 외환 등 파업참여 은행들의 6월중 주가상승률은 평균 28.09%였으나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는 0.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파업불참 은행들의 주가는 지난달 19.35% 상승했으나 이달 들어13.19%의상승률을 기록, 파업참여 은행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해외 주식예탁증서(DR)의 가격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파업참여 은행의6월중 DR가격은 평균 37.16%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는 3.88% 오르는 데 그쳤다.

파업불참 은행들의 6월 DR가격 상승률은 15.36%로 파업참여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6.52% 올랐다.

◇저축성예금 이탈도 뚜렷= 파업불참을 선언한 신한. 한미. 하나은행의 예금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조흥. 외환 등 파업 주도은행의 예금은 감소추세를 보이고있다.

신한. 하나.한미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은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1조8천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6천500억원, 한미은행은 8천억원, 하나은행은 3천727억원이 늘었다.

금감원은 일부 증권. 보험사와 법인자금이 파업참여 은행에서 불참은행으로 다소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노조원들이 파업에 적극적인 조흥.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 6일 이후 뚜렷한 저축성 예금 감소세가 나타났다.

6일과 7일 이틀간 조흥은행은 3천억원, 외환은행은 2천300억원 가량 빠져나갔다.

우량은행중 파업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 주택은행은 수신증가세가 둔화됐다.

그러나 한빛은행의 경우 예금이 증가했으며 다른 은행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조조정 앞당기는 계기 될 듯= 실제 파업이 결행될 경우 파업참여은행과 불참은행간 자금이동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파업참여 은행들과 거래하는 일부 증권. 보험 등 대형기관투자가들이나 수출입금융이 필요한 기업체의 경우 계좌를 옮겼거나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법인이나 고객들의 동요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입출금이 불편한 은행과 거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건전성이 취약한 공적자금 투입은행이나 일부 지방은행은 신인도 저하와 함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있고 이는 은행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동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바로 정부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공적자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어느 은행이 급격히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대처가 막막하다.

정부는 금융지주회사법이 법제화 된 이후 부실은행들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예측이 가능해야 자금수요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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