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지부장 이해조)가 31일 자회사 설립방식의 직접고용 방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설치·수리하는 협력업체 노동자 5천200여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30일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찬반투표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고용 방안에 가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해조 지부장은 “처우개선과 관련한 내용을 묻지 않고, 직접고용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만을 가지고 투표를 한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고용 방안은 협력업체 폐업이 발생하지 않고 선별적으로 고용 문제를 해결해 고용이 안정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처우개선은 찬반투표 통과 뒤 협상 과제다. 이 지부장은 “SK브로드밴드와 지부는 직접고용 후 처우와 관련해 지난 16일까지 논의를 하다 중지한 상태”라며 “조만간 논의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직접고용 뒤 처우 문제에 관해 노사가 서로 의견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합원 찬반투표가 끝나면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직접고용 후 복지나 처우개선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처우개선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부는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협력업체 임금은 기본급을 포함한 통상급과 실적급으로 구성된다. 기본급 138만원(식대 포함 통상급 148만원)과 성과에 따라 포인트를 부과하고 110포인트 넘게 달성하면 포인트당 1만2천500원을 받는다. 월 수입은 대략 200만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지부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자회사로 통합되면 노조 힘이 세지고 그만큼 급여수준도 높아지면서 고용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들의 반발도 지속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사용자모임인 전국센터협의회는 29일 오후 전국센터회의를 열고 SK브로드밴드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26일 협력업체 대표 9명과 만나 자회사 설립계획을 설명했는데, 이를 두고 협력업체 관계자는 “간담회를 하자고 해서 참석했는데 일방적으로 원청 입장만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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