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항공사 노조의 파업으로 국제선.국내선 비행기 운항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13일부터는 서울대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산하 32개 병원이 순차적으로파업에 돌입해 전국적인 의료대란이 우려된다.

원화 절하, 고유가,수출 경기 악화에 이어 총파업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가뜩이나 허약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방문의 해에 벌어진 항공 대란으로 주요 국제행사가 취소되고 수출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등 대외신인도도 금이 가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와 대우자동차 매각협상 등 굵직한 경제현안들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가뭄으로 기업체는 물론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연대파업이 현실화됨에 따라 경제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 항공사가 하루 213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고 장기 파업중인 여천NCC470억원, 효성 439억원 등 4개 주요 사업장의 파업 손실만 1000억원을 상회한다는 것이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추정이다.

■ 항공대란

양대 항공사 동시파업으로 대한항공 국제선이 절반 이상 결항됐고 국내선은 제주를 중심으로 한 일부노선만 운항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대한항공 국제선은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전체 101편의 44%인51편만이 운항됐다.

화물기는 전체 20편중 8편, 국내선은 전체 240편중 서울~제주, 부산~제주등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2개 노선 20편만이 운항됐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은 21개 노선중 서울~제주는 35편이 모두 운항됐지만 서울~여수, 서울~강릉 등 6개 노선은 완전 결항됐고 서울~부산 등 14개 노선은 감편 운항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3일에도 국제선 66편을 단일 좌석등급으로 비상운행하고 국내선은 206편 중 제주를 중심으로 한 66편만 운항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92편중 49편, 국내선 244편중 15편,화물기 22편중 4편만 운항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측은 12일 노조간부 36명을 불법파업주도, 업무방해 등으로형사고발했다.

아시아나 노사는 기본급 4.5% 인상에 합의하고 수당 부문만 남겨놓은 상태여서 타협의 여지가 많은 반면 대한항공은 노사간 협상 자체가 중단되는 등 난항을 거듭, 항공대란이 의외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 의료대란

병원 파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서울대병원의 노사협상이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해 파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직원 4000명 중 2200명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여서 13일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응급실, 중환자실을 제외한 수술, 신규 외래진료 등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측은 파업시 2~3일은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하겠지만 장기화될경우 수술 및 입원환자 진료, 신규 외래 진료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가톨릭의료원, 경희대병원, 이화의료원 등은 12일 밤 늦게까지 노사협상을 계속해 13일 파업돌입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이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다수 병원 노조가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산업계 초비상

산업계는 생산 및 수출차질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6일 파업에 돌입한 여천NCC 사태 여파가 인근 14개 유화업체로확산되고 있다.

12일 파업에 돌입한 고합 울산공장의 경우 나일론 및 폴리에스테르 원사, 수지 등을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될 경우 하루 수십억원의피해가 예상되고 화섬설비의 특성상 재가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자동차, 만도 등 대형사와 일부 중소형 부품사들이 민노총 파업에 동조하고 있지만 전면파업보다는 잔업거부 부분파업 등의투쟁방식을 택함에 따라 라인가동중단 등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업계는 항공운송에 의존하는 반도체 수출의 특성상 양 항공사의 파업으로 인한 수출차질을 막기 위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항공사 파업으로 제주 관광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검찰청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세계 19개국 180여명의 대표가 참석하는 마약류 퇴치 국제협력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개최 장소를 서울로 긴급 변경했다.

또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열릴 예정인'섬 관광과 경제에 관한 WTO국제회의'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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