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생산직 구조조정으로 갈등을 빚은 오토바이 생산업체 KR모터스 노사가 15일 생산직 43명 구조조정과 정년 60세 보장, 생산시설 유지에 합의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합의서를 작성했다.

백차근 노조위원장은 "수차례 교섭 과정에서 구조조정 인원을 놓고 노사 간 접점을 찾기 어려웠는데, 지난달 회사가 공고한 희망퇴직에 40%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신청하면서 일단락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초까지 생산직 40% 구조조정(44명)안을 고수하다 같은달 13~19일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위로금으로 통상임금 최대 20개월을 제시했다. 이에 43명이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희망퇴직으로 구조조정 인원이 채워졌다.

노사는 57세였던 정년을 60세로 늘렸다. 생산시설은 그대로 유지하되 인원이 줄어든 만큼 생산규모를 축소한다. 백 위원장은 "공장부지를 매각하고 중국으로 이전하려던 경영진의 계획을 막고, 생산시설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KR모터스는 올해 초 국내 이륜차시장 불황을 이유로 "생산직 60~70%를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혀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부터 생산공장 휴업과 기술직원 해외발령 시도, 공장터 매각공고가 이어졌다.

노조는 매각 후 기술먹튀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KR모터스는 라오스 한상기업인 코라오그룹이 2014년 3월 S&T모터스를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향후 2년간 전원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노조와 "50% 구조조정은 필수"라는 회사 간 입장차로 갈등이 고조되던 올해 3월 대주주인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이 방한해 노조를 만나면서 사태 해결의 물꼬를 텄다.

당시 오 회장은 백차근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원 고용보장은 어렵지만 (회사가 말한) 50% 구조조정도 너무한 것 같다"며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고 협의하라"고 회사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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