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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퍼주기 논란 겪고도] 서울지하철 9호선 일부 구간 운영권 또 민간에 넘어가나노동계 “이익 재투자 공공기관 재계약” vs 서울시 “경쟁 통해 좋은 업체 선정”
서울시가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에서 둔촌동 보훈병원 구간을 운영할 사업자를 공개모집한다. 서울시 재투자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구간을 민간자본에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2년 9호선 요금인상 논란이 불거졌을 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공시설의 민자건설이나 민영화의 한계가 적지 않은 듯하다"며 "최선을 다해 시민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 방향의 정책이다.

서울메트로 자회사 재계약 대신 공모

1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지난달 20일 서울시의회에 9호선 2·3단계 구간 운영권을 재위탁하겠다고 보고했다. 9호선은 3단계 구간으로 나뉜다. 1단계 구간은 민간자본이 건설하고 운영하는 구간이다. 2·3단계 구간은 서울시가 건설하고 운영은 서울메트로가 100% 출자한 자회사가 맡고 있다. 운영권 계약은 올해 8월31일 종료된다.

2009년 개통한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은 서울지하철 최초 민자사업으로 실시됐다. 25개역 27킬로미터 구간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로 맥쿼리 같은 외국투기자본에 적정이윤보다 높은 이윤율을 보장한다는 논란이 일었고, 2012년에는 요금 인상을 강행하려다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2단계 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은 2015년 개통했다. 5개역 4.5킬로미터 구간이다. 3단계 종합운동장~보훈병원은 8개역 9.1킬로미터 구간으로 아직 개통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재계약 대신 운영업체 공모로 방향을 잡았다. 서울시는 이달 22일부터 7월1일까지 모집공고를 내고 심사를 통해 8월25일 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공모 추진 이유로 “공모를 통한 사업자 간 경쟁으로 관리운영비를 절감하겠다”며 “민간의 창의적 제안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는 “서울시는 1~8호선 통합 공사인 서울교통공사 출범을 통해 공공성과 안전한 지하철 운영 의지를 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9호선에 외국자본의 참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영화와 효율만능주의 정책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공모를 추진하는 도시교통본부 입장은 지하철 통합운영을 추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교통정책과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1단계 운영사, 8억원 투자하고 배당금 234억원 가져가”

서울시의 공모 추진이 2·3단계 운영권을 1단계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로 넘기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오선근 사회공공연구원 부원장은 “2단계 운영은 올해 3월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종합성과평가에서 80.5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재계약하는 게 당연하다”며 “운영사를 변경하려는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2·3단계 관리운영 위수탁 협약서에 따르면 평가 결과 60점 미만인 경우 재계약하지 않을 수 있다.

공공부문이 운영하는 구간과 민간자본이 운영하는 구간에서는 배당금 격차가 크다. 1단계 운영사는 외국자본인 트랜스데브와 알에이티피데브가 출자한 합작 투자회사다. 자본금 8억원을 출자해 지난 7년간 234억5천만원을 배당금으로 받아 갔다. 국부유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2단계 운영사는 50억원을 출자해 2년간 2억4천만원을 배당했다.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는 “9호선은 지난 2012년 단독 요금인상 발표로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던 것처럼 서울시 교통정책과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2단계 운영사에 소속된 김시문 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장은 “2단계 운영사는 안전을 위한 시설에 재투자하고 운영비 절감분은 서울시에 환원하고 있다”며 “수익을 추구하는 외국계 민간회사의 특성상 안전을 위한 재투자보다는 배당을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서울메트로 자회사가 만약 이번 공모에서 탈락한다면 회사 청산수순을 밟게 돼 150여명의 고용이 불안정해진다”고 우려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공개경쟁을 거치는 게 왜 잘못된 것이냐”며 “공개모집 외에 지금 시점에서 미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지 민간업체라고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며 “기존 업체든, 신규 업체든 안전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시민을 위해 더 좋은 계획을 제시하는 업체와 계약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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