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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를 거두자, 방법은 투표다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발언이 화제다. 청년취업난의 원인이 강성 귀족노조 때문이라며 강성 귀족노조를 세탁기에 돌리겠다고 했다. 노동자가 귀족일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청년취업난의 책임을 또다시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어디서 많이 봐 온 그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랬다. 집권 기간 내내 노동자를 둘로 나눠 이간질했다. 종국에는 청년일자리 문제를 부모 책임으로 돌리며 세대 간 싸움으로까지 몰고 갔다. 전형적인 분열 전략이다. 노동자가 노동자를 욕하게 만든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노동자로 하여금 자신을 그렇게 고용한 수천억원대 자본가보다는 자신과 별 차이 없어 보이는 동료 노동자를 미워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화합시켜야 할 대통령이 한 짓이다.

홍준표 후보가 얘기하는 귀족 일자리는 다른 말로 하면 좋은 일자리다. 좋은 일자리라면 늘려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런 좋은 일자리는 별로 없으니 모두 함께 못살아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특별히 노동자들만. 이 논리대로라면 노동자들은 산업혁명 초기로 회귀해야 한다. 당시 노동자들은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장시간 일했다.

그러면 일자리가 늘어나는가. 기계보다 인간의 노동이 값싸져서 저질 일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반대가 돼야 한다. 좋은 일자리, 홍준표 후보 표현대로라면 귀족노동이 늘어나야 일자리가 생긴다. 적은 시간을 일하고도 충분히 생활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일할 여지가 생긴다. 임금은 더 올라야 한다. 임금이 올라야 여행도 다니고 옷도 한 벌 더 사고 외식도 한다. 지금처럼 입에 고작 풀칠할 정도로 버는 노동자가 대다수면 경제는 끝장난다.

19대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됐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은 온갖 좋은 말들로 공약을 포장한다. 공약만 봐서는 모든 후보가 다 노동자 대통령처럼 보인다.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시장 격차를 해소하고 공정한 보상을 약속한다. 그래서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그 후보의 속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각 후보들의 노동정책을 감별하기 위한 15개 항목의 정책질의서를 보냈고, 후보들은 이에 답했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정의당은 비정규직 없는 대한민국과 노조할 권리 보장을 대표 정책으로,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영역에 있어 종합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표적인 한국노총 정책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만들기, 비정규직 감축과 차별철폐, 노동권 회복과 사회적 대화 체제 구축방안을 종합적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고용안정 분야에서 정리해고 남용 규제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당·바른정당·자유한국당의 노동정책 공약은 고용정책 위주로 구성돼 있고, 비정규직·최저임금·노동시간단축 등 노동시장정책에 한정돼 있었다. 노사관계정책의 핵심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과 불법지침 폐기에 대해 국민의당·바른정당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또는 실태조사 결과 확인 후 진행한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자유한국당은 노조법 개정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경우, 불법지침 폐기는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실업자·구직자의 단결권 확대는 4개 정당이 동의했고, 자유한국당은 부분적으로 동의했다.

노동자라면, 노동자의 가족이라면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졌다. 피와 목숨을 던져 민주주의를 일으켰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대통령을 촛불혁명으로 끌어내린 위대한 국민이다. 이제 유종의 미를 거두자. 방법은 투표다.

김주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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