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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외주화 강' 건너면 전가된 위험 폭증한다김기배 공인노무사 ‘도급사업의 산업재해 확산기제 연구’ 논문서 주장

원청이 위험·위해업무를 하청업체에 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가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을 증폭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험의 외주화가 단순히 위험업무를 전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청·재하청으로 넘어갈수록 산재사고 발생 가능성을 더욱 크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20일 김기배 공인노무사(노무법인 벽성)는 성공회대 일반대학원(사회학) 석사논문 ‘도급사업의 산업재해 확산기제 연구’에서 “위험의 외주화라고 하면 흔히들 원청이 위험업무를 단순히 하청업체에 넘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태는 훨씬 심각하다”며 “원·하청 모두가 이윤은 많이 취하고 책임을 적게 지려 하면서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위험은 증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구의역 사고 현장 <정기훈 기자>

“위험 증폭 경로, 이윤은 최대·책임은 최소”

김기배 노무사는 위험의 외주화가 위험을 증폭하는 과정을 여섯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우선 원청이 위험업무 외주화를 결정할 때, 책임은 최소화하면서 이윤은 극대화할 수 있는 업무를 우선 선택한다. 계약단계에서 수급사인 하청업체는 반대로 책임은 많이 지면서 이윤은 적게 받는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원청과 하청 간 경제·사회적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원청 뜻대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김 노무사는 “우리나라에서 원청은 하청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원청의 최대 이윤, 최소 책임이라는 전략적 선택이 그대로 계약에 반영되면서 하청은 반대로 이윤은 적고 책임은 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청업체들도 나름 이윤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한다. 애초 계약보다 안전설비를 덜 설치하거나 인력을 적게 투입하는 방법으로 최소화된 이윤을 회복하거나 기존에 목표로 했던 이윤을 추구하려는 이윤회복 탄력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김 노무사는 “사용자는 안전 관련 사항을 인간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안전 교육·도구·관리 같은 안전체계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원·하청 양 당사자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비용으로 전환된 안전관리 의무를 기피하는 순간, 이미 산업재해 위험은 증폭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메트로 구의역 청년노동자 사망사고와 한국전력의 배전 설치·보수 도급 노동자들의 사망사고를 대표적인 사례를 들었다. 두 사고는 모두 계약 혹은 적정인력보다 적은 노동자를 투입해 업무를 수행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러한 사고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됐다는 것도 같다.

김 노무사는 “승강장 안전문 정비업무는 2인1조로 수행해야 하나 사망한 김군은 홀로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며 “서울시 조사 결과 2인1조로 정비업무를 수행한 비율이 50%를 넘지 못했고 하청업체인 은성PSD는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임금 노동력인 실업계고 실습생을 활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 전기원 노동자는 김 노무사를 만나 “배전 설치·보수업무를 할 때 6명 안팎의 노동자가 필요한데, 비용절감을 위해 1차 하청업체는 2명 정도를 상용직으로 채용하고 나머지는 일용직을 쓰거나 2차 하청으로 넘기고 있다”며 “그나마도 정원을 다 채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원청 책임 강화와 공정거래가 해법

이뿐만이 아니다. 김 노무사는 원청과 하청의 이윤 추구행위 외에도 △사고 발생시 원청의 법률적 책임이 적을수록 △노사관계가 평등하지 않을수록(노조가 없거나 사용자의 통제력이 강할수록) △일용직·기간제·특수고용직같이 위험업무를 실제 수행하는 노동자의 지위가 불안정할수록 위험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청업체에서 산재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단순히 원청이 위험업무를 외주화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여러 요인에 의해 위험 정도가 계속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책임성을 높이고, 공정거래를 통해 계약단계부터 하청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야 하며 산업재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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