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저임금과 비정규직 차별을 꼽았다. 실제 우리나라는 남녀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크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3일 오후 국회에서 ‘여성혐오 넘어 일과 삶을 리셋하라’ 토론회를 열고 여성노동자 5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달 6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24.2%(162명)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저임금을 지목했다. 비정규직 차별과 고용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3.1%(88명)와 10.1%(68명)였다. 8.7%(58명)는 성차별이나 성희롱 문제를 호소했다.

고용불안보다 저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이 두 배 높게 나타난 것이다. 여성노동자들은 결혼·출산·육아를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일탈한 뒤 경력단절로 시간제 또는 비정규직 일자리에 종사하는 실정이다. 배진경 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는 “여성들은 근근이 먹고살 만한 급여를 받으면서 언제 잘릴 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19대 대선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할 노동공약으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답변이 22.6%(150명)로 가장 많았다. 차별해소(19%)와 최저임금 1만원(16.3%), 노동시간단축(9.5%)이 뒤를 이었다. 배 대표는 "대선후보 공약이 단순히 일자리 창출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며 "정규직 일자리,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62% 수준”이라며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차별을 받고 돌봄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돼 있어 남성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게 임금격차의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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