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측 대리인단이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했다. 재판의 공정성을 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것”이라며 “기피신청을 각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기피신청은 각하됐다. 재판부는 27일을 최종변론기일로 잡았다.

22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이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강일원 재판관 기피신청을 냈다.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이 신청한 추가 증인이 채택되지 않자, 강 재판관 기피신청으로 맞대응한 것이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 대리인단의 기피신청은 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여 각하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박 대통령 출석 여부와 최종변론기일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의 기피신청은 재판 지연전술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장은 “기피신청은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가 기피신청을 각하하자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리인단은 “권성동 의원과 이정미 권한대행이 한편이 돼 심판을 봐야 할 사람이 (소추위원과) 편먹고 뛰는 것 같지 않냐”는 폭언을 쏟아 냈다.

재판부는 27일 최종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박 대통령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 출석과 관련해 대리인단은 “피청구인이 소송 결과나 변론 경과를 변호사들로부터 제대로 보고받고 필요하면 변론기일 동영상이라도 보고 (출석을) 결정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출석 여부를 알려 달라고 하면 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3월2~3일 정도에 최종변론기일을 잡아 주셔야 한다”며 애초 24일로 예정된 최종변론기일 연기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변론기일에서 고성과 막말이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측 김평우 변호사는 1시간 넘게 구두변론에 나서 국회 소추위원단 한 명 한 명을 비판하는가 하면 재판관까지 비난했다.

이정미 권한대행이 “오늘 신청하신 모든 증거에 대해서는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김 변호사는 “개인적인 판단” 운운하며 “판사라고 해서 모든 법을 안다고 하면 오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정미라는 특정 개인의 퇴임일인 3월13일 이전 선고를 확정하고, 졸속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측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수석전문위원과 국회사무처 의사국장·각 당 원내대표 등 추가 증인을 대거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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