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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통령후보] “촛불대선 승리해 대한민국 최초의 친노동정부 수립하겠다”
▲ 정기훈 기자

“이번 촛불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 자유한국당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노동이 설 자리는 없다. 정의당이 제1 야당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 정의당으로 정치진영을 좌측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과감하게 정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정의당 대통령후보에 심상정(58·사진)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정의당이 지난 11~16일 실시한 당원총투표에서 선거권자 2만227명 중 1만239명(50.62%)이 투표, 심상정 후보가 8천209표(80.17%)를 얻어 대통령후보가 됐다. 후보경선에 나선 강상구 후보는 1천962표(19.16%)를 득표했다.

<매일노동뉴스>가 후보 선출 다음날인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상정 후보를 만났다. 그는 후보로서 첫날인 이날 오전 마석 모란공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하루를 열었다. 심 후보는 수락연설을 통해 “1천만 촛불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는 대선을 만들어 60년 묵은 기득권 정치를 종식하고 친노동 개혁정부를 수립하는 데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이끌고 민주노총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거친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7·19·20대에 당선된 3선 국회의원이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13년간 진보정치의 길을 걸었다. 그는 “내가 진짜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심상정은 진보정치가 만들어 낸 자산
정의당 집권 목표 첫 출발

- 정의당 대선후보가 된 소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말 중요한 대선이다. 3만3천 당원과 어떻게 혼연일체가 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13년간 편할 날이 없었다. 풍찬노숙하던 진보정치의 역사였다. 이번엔 촛불정국에서 열리는 대선이다. 촛불승리를 만들어 내는 책무가 내게 주어졌다고 본다.”

심 후보는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2007년 민주노동당 후보경선에서 결선투표까지 진출했으나 권영길 후보에게 아깝게 밀렸다. 2012년 대선에서는 진보정의당 후보로 나섰다가 문재인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뒤 사퇴했다.

- 과거 대선과 올해 대선은 어떻게 다른가.

“올해 대선은 정의당이 본격적인 집권을 목표로 한 첫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진보정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집권을 향한 의지와 프로그램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정의당은 4년차다. 원칙 있는 진보, 합리적인 진보로서 안정감을 갖고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다. 정의당도 집권을 꿈꿀 때가 됐다. 심상정은 개인이 아니라 진보정치가 만들어 낸 자산이다. 해내야 할 몫이 있기에 출마했다.”

- 경선 과정에서 만난 당원과 국민의 요구는 무엇이었나.

“촛불정국에서 정권교체라는 강력한 열망을 접하며 정의당의 대선 목표가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하고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유력한 보수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가 아니라 ‘어떤 정권교체냐’를 두고 진검승부를 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강상구 후보가 곁에서 동행해 줘서 외롭지 않았다. 감사드린다.”

민주당 10년 집권 시절 제대로 성찰했나
기득권 청산 과감한 개혁 적임자는 심상정

- 경선 과정에서 당 정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강상구 후보는 ‘좌클릭’을 주장했는데.

“정의당이 차별성이 많이 없어진 게 아니냐는 측면인 듯하다.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경제민주화·복지·노동을 우리만 이야기했다. 지금은 모두가 말한다. 우리가 원내에서 가장 왼쪽에 있다. 그런데 요새 다른 당 후보들이 우리 공약을 앞서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의당이 더 세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심상정과 정의당이 추구하는 진보는 급진적이고 과격하게 경쟁하는 진보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비전·정책은 시류에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일관되게 실천해서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정의당의 목표는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책임정치다.”

- 촛불 국면과 19대 대선에서 정의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

“정의당의 역할은 촛불민심의 요구를 받아안는 것이다. 촛불민심은 정권교체 열망을 강력하게 내뿜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는 것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과감한 개혁을 통해 새로운 삶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 달라는 주문이다.

촛불이 한국 사회를 크게 바꾸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탄핵했다. 삼성 창업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됐다. 대한민국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촛불시민의 개혁열망을 받아안은 책임 있는 대통령후보가 심상정이다.

지금은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시기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유력주자에게 쏠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런데 민주당이 과거 10년 집권 시절에 대한 성찰을 제대로 했나, 과감한 개혁을 제대로 할까 하는 물음표를 갖고 있다. 정의당은 기득권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민생개혁을 주도해 가는 친노동 개혁정부를 구성할 것이다.”

-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내걸고 정의로운 노동복지국가를 위해 노동개혁을 제1의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는데.

“우리나라는 양극화와 불평등이 가장 심한 국가다. 민주화 이후 6명의 대통령과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보통 시민과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거 때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떠들어 대지만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민주화 30년 내내 비용으로만 치부했다. 재벌정치 뒤편에 내동댕이쳤다.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가 아니고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청년들을 일으켜 세우고, 워킹맘에게 희망을 주고, 땀 흘려 일하는 비정규직·영세자영업자가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면 노동의 가치를 제1의 국정과제로 삼는 친노동정부를 수립해야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친노동정부를 수립하는 게 꿈이다.”


심상정 후보는 고용노동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고 실질적인 노동개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심상정에게 힘을 모아 노동문제를 국가 중심의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기훈 기자

산업화·민주화 노동 외면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아
이재명 시장 ‘노동 대 노동’ 경쟁 붙어 보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노동자 대통령을 자임했다.

“좋은 현상이다. 그만큼 노동문제를 선도해서 보편적 문제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친노동정부를 가장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심상정이라는 것을 노동자들은 잘 알 것이다. 이재명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되면 좋겠다. 이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되면 ‘노동 대 노동’ 경쟁체제가 돼서 노동의제가 국가의제로 떠오르지 않겠나.”

- 많은 노동공약을 발표했는데 강조하고 싶은 공약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저출산이다. 부부 출산휴가 1개월 의무제와 출산전후휴가 120일로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30일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슈퍼우먼방지법을 1호 공약으로 내놨다. 지난 10년간 80조2천억원을 썼지만 출산율은 1.25명으로 더 낮아졌다. 앞으로 5년간 108조원을 더 쓸 예정이다. 출산율이 더 낮아진 이유는 저출산을 여성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가족 없는 노동’을 강요하는 대한민국 시스템의 문제다. 저출산 문제는 엄마·아빠·기업·사회·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다른 후보들이 다 따라 하고 있다. 이것도 좋은 일이다. 대부분 민생공약은 우리 것을 벤치마킹한다. 하지만 베껴 쓰는 공약에는 노동자를 위한 의지가 실리지 않는다. 우리는 깊은 고민과 실천 속에서 내놓은 것이다.”

- 이번 대선에서 집단적 노사관계 관련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 "노동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따로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을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조직률이다. 또 재벌 3세 세습을 금지시키고 노동인권을 유린하는 착취·노예노동을 엄단해야 한다.

노사가 힘의 균형을 맞춰서 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자기의 경제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의당을 ‘국민의 노조’로 여기고 임기 내 조직률 30%를 달성하겠다.

특수고용직의 ‘노동자’ 이름도 되찾을 것이다. 원청에 사용자 책임을 부과해서 비정규직·하청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겠다. 노동법 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에 담겠다고 한 것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이미 공식 제안했던 내용이다.”

임기 내 노조 조직률 30% 달성
노동진영 노동의제 제기하며 대선판 개입해야

그러면서 심 후보는 “노동진영은 대선에서 노동이 안 보인다고만 하지 말고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노동이 시대정신이고 국정 최우선 과제라고 하는 후보가 나왔는데도 노동진영이 노동의제를 제기하고 대선판에 개입해 나가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언제는 노동이 중심에 있었냐. 그래도 이번만큼 노동정책이 많이 나온 적은 없었다”며 “노동진영은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전면 개입하라”고 당부했다.

- 노동자 대통령후보 심상정으로서의 비전은.

“대전환기에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누구인가. 시대정신에 투철하고 기득권에 단호히 맞서 왔고 좋은 정책을 갖추고 있으며 탄핵 과정에서 통합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대통령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과감한 개혁과 노동 있는 민주주의 실현의 적임자가 심상정이라고 감히 말한다.”

-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 안건이 부결됐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민중진영이 제 진보정치세력 통합을 가장 바람직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생각하는 것은 낡은 프레임이다. 많은 진보정치세력이 갈라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각자 추구하는 바도 다르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민주노총 방침에 최대한 맞춰 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사실상 불가능한 방침 아니었나. 중요한 것은 노동자 삶을 위한 정치활동이다. 민주노총 차원의 정치 개입전략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양대 노총과 연대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 정의당 구도로 이동해야
노동 있는 민주주의로 노동자 결집해 달라

- 지지율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언론에 노출되면서 다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아직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빨리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열망이 크다. 박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면 다음은 대선주자 검증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다. 각 당 후보들이 정해질 때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노동정치에 헌신해 왔고 노동정치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심상정이다.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성원을 기대한다.”

- 대선을 완주할 생각인가.

“정권교체는 당연히 될 것이다. 완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필승전략이 있다면.

“노동은 시대정신이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과감하게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 자유한국당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노동이 설 자리는 없다. 정의당의 ‘노동 있는 민주주의’로 노동자들이 결집할 때 노동자들의 삶은 바뀔 것이다.

정의당이 제1야당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촛불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 정의당 구도로 정치진영을 좌측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노동진영의 관심이 요구된다.”

- 선거대책본부는 어떻게 구성하나.

“정의당에는 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성윤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같은 훌륭한 노동활동가들이 많이 계신다. 18일에는 충북 괴산에서 정의당 노동활동가 당원 300여명이 대선 준비 수련회를 했다. 이제 대선후보가 됐으니 본격적으로 노동·시민사회와 만나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글=연윤정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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