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으로만 운영되는 자동차 부품공장에 노조가 설립됐다. 완성차 사내하청에서 본격화한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처우개선 요구가 100% 하청노동자로만 채워진 부품사로 확대되는 추세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는 12일 오전 인천 연수구 연세대 국제캠퍼스 자유관에서 설립총회와 출범식을 열었다. 지회는 "민주노조 깃발을 지키고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감지센서·전자제어장치와 자동차 엔진용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자동차 부품사 만도와 독일계 자본 헬라가 합작해 2008년 설립했다. 인사·구매·연구개발 같은 업무는 직접고용 정규직이 맡지만 생산공장은 100% 비정규직으로만 운영된다. S업체와 H업체 소속 하청노동자 350여명은 2주 단위로 12시간 맞교대 근무를 한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2014년께 회사가 통상임금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상여금 400% 중 300%를 기본급에 산입한 다음 최저임금을 약간 웃도는 시급을 주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았다"며 "이날 현재 조직 대상자 350여명 중 300여명이 지회에 가입하는 등 노조 가입률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회사가 제시한 임금은 시급 7천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회는 조만간 회사에 처우개선·노조활동 보장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교섭요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원청인 만도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도 낸다.

한편 수원지법 평택지원 제2민사부는 지난해 12월 현대위아 사내하청 비정규직이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현대위아도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처럼 100% 비정규직으로 생산공정을 운영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