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위기에 처했다. 9일 예정된 대면조사 일정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자 청와대측이 반발하고 있다. 특검팀은 함구령으로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8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 대면조사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는 일체의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은 공개 소환된 반면 박 대통령에게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면조사와 관련해서는 질문을 해도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특검팀과 박 대통령측은 9일 청와대 위민관에서 비공개 대면조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해당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청와대측은 “공개시점까지 철저히 비밀로 부치기로 한 사안을 흘리며 언론플레이하고 있다”며 특검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 특검보는 청와대의 사과 요구와 관련해 “입장 정리 후 말씀드리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28일까지 예정된 1차 수사기한을 고려하면 조급한 건 특검이다. 특검은 그간 “2월 초에는 대통령 조사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조사가 불발되면 뇌물죄 수사가 벽에 부딪힌다. 특검은 함구령으로 청와대 마음을 돌린 뒤 일정을 재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특검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다음주쯤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은 최순실씨 비리를 방조·묵인하는 등의 직무유기 혐의를 포함해 우 전 수석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수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날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이 교수는 최순실씨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과 공모해 정유라씨에 성적 특혜를 주고, 이대 교무처장의 학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최 전 총장 영장 재청구 여부는 이번주에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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