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관련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4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블랙리스트 작성 몸통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광부 장관 소환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고위공무원들이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을 작성한 것은 국민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블랙리스트 작성과 시행에 관련된 피의자 4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의자 4명은 김종덕 전 장관·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정관주 전 문광부 1차관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와 관련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다만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최순실씨가 연루됐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블랙리스트는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처음 작성돼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광부로 넘어가 관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문광부 장관이다. 이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개입된 정황도 드러났다.

조윤선 장관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했다. “블랙리스트는 없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다”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조 장관은 “정치 이념으로 지원이 배제된 예술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 점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깊이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검은 조만간 조 장관과 김 전 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특검은 신동욱 공화당 총재를 소환해 육영재단 재산 형성 의혹을 조사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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