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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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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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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끝이 며칠 남지 않았다. 2대 지침 발표로 냉랭하게 시작한 한 해가 촛불집회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로 마감되고 있다. 재계를 대신한 정부가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강공을 퍼부으면서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이 유난히 많았던 해다. 스크린도어에 끼이고, 메틸알코올(메탄올)에 중독되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도 많았다. 활동가들에게 소회를 들어봤다.


힘들었지만 특별했던, 노조의 첫 파업
한상진 니콘코리아노조 위원장

   
▲ 한상진 니콘코리아노조 위원장

올해는 힘들었지만 특별했다. 2004년 노조가 만들어진 후 조합원들은 올해 처음으로 파업을 했다. 첫 파업 치고는 기간도 길었다. 6월 초에 시작된 파업이 20일을 넘기면서 같은 달 말까지 이어졌다. 조합원 120여명이 함께했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꽤 컸다. 우선 교섭에 불성실했던 회사측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노조가 무언가를 요구하면 ‘뭐 이렇게 요구가 많으냐’는 식이었지만 파업 후에는 노조의 의견을 경청하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풀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파업을 하고 나니, 조합원과 함께한다면 노조에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이 연대의 중요성을 체감하면서 많이 변했다. 파업 기간 다른 노조에서 연대하러 많이 왔고 한국노총 용인지부에서는 성금을 모아 보내 줬다. 이런 노동자들의 연대가 조합원들 기억에 많이 남았다. 다른 노조들이 파업을 하거나 싸움에 나서면 “우리도 연대하러 가야 하지 않냐”고 이야기하는 조합원이 부쩍 늘었다. 노조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기업 틀 안에서만 갇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파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혹여나 싸움에서 지지 않을까, 조합원들이 흩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파업을 끝까지 함께했고 사측과의 협상도 잘 끝냈다. 노조와 조합원 간 신뢰가 더욱 확고해졌다. 2011년 1월 위원장에 취임해 5년째 노조를 이끌고 있는데, 올해만큼 특별한 한 해가 있었을까 싶다.


개혁요구 절실했던 한 해, 범국민운동 나서자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2016년 4월 총선 직전까지 선거법을 둘러싼 여야 간의 협상이 벌어졌지만, 결과는 비례대표 의원 숫자를 오히려 축소하는 '개악'이었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근본적인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하는 이상 선거제도를 제대로 바꾸는 것이 정치개혁을 하는 첫걸음이다. 정당이 얻은 득표율대로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그래야 독일·덴마크·스웨덴 등 우리가 부러워하는 국가들처럼 다양한 정당들이 정책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치가 가능하다.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여성·청년·소수자들의 목소리도 국회로 들어갈 수 있다.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치판 자체를 바꾸려면, 2017년에는 범국민적인 선거제도 개혁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2020년에 하는 21대 총선은 반드시 새로운 선거제도로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2017년이 되도록 하겠다.


개별화된 노동자를 하나로 모은 알바노조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

   
▲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

2016년을 돌아보면 지긋지긋한 학교식당이 떠오른다. 일반 식당에서 두 끼를 해결하면 하루에 1만2천원이다. 인근 대학의 학교식당에서는 하루에 5천원이면 해결할 수 있다. 춥고 귀찮지만 꾸역꾸역 걸어간다. 하지만 너무 맛이 없다. 나 역시 최저임금 노동자다.

알바노조 활동에서 보면 올해는 정신없이 지나갔다. 1월 서울고용노동청 기습 점거, 6~7월 최저임금 투쟁, 연말에는 좀 쉴 줄 알았는데 애슐리 임금체불 사태와 맥도날드 망원점 폐업 등으로 바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외 알바노동자라는 제3의 노동시장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도시 안에서의 비정규직은 하나의 시장으로 굳어졌고, 대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알바노동자들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바노조가 기존 노동조합이 해결할 수 없던 개별화된 노동자들을 구제하고 연대한 것에 보람을 느꼈다.

활동가로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보람도 있고 답답함도 있었다. 새로운 활동가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줘야 하는데 우리 사회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 활동가 개인의 희생이 수반되는 환경이나 경직된 문화는 개선돼야 한다. 조직 내 페미니즘 분위기가 조성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집배원 장시간 노동 해결이 목표
허소연 전국집배노조 선전국장

   
▲ 허소연 전국집배노조 선전국장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에 전국집배노조가 설립된 것이다. 동료 집배원이 길에서 쓰러져 죽는 현실, 만연한 무료노동, 강요되는 감정노동, 경직된 조직문화까지…. 수십년간 불합리하지만 매우 견고하게 운영된 시스템이 집배원들의 분노로 균열이 일어난 순간이었다. 매일 아침 이르면 6시부터 밤 10시·11시까지 성실하게 일만 해 왔던 우리 집배원들에게 “몸에 밴 성실함을 조금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기억도 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악의 근로조건을 가진 한국에서 어느 노조든 초기 열악한 노동환경이 봇물 터지듯 터지지 않겠냐만 황무지다시피한 택배 물류업에서 생긴 노조라 더욱 뜻 깊은 한 해였다. 이미 복수노조가 있는 상황에서 대안노조로서 다양한 정책적 실험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도 컸다.

올해 4월 조합이 설립된 이후 연말까지 정말 바쁘게 살았다. 내년에는 올해 뿌려 놓은 다양한 씨앗들을 차근차근 수확해 나가고 싶다. 특히나 집배원들에게 놓인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조합원뿐만 아니라 폭넓게 연대할 수 있는 길 또한 찾으려 한다. 올해 활동 중 가장 속상했던 일은 우리가 얼마나 열악한 상황인지 끊임없이 피해감을 드러내야만 했던 것이다. 같은 노조 안에서도 서로 노동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서로를 더욱 힘들게 했다. 내년에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기치로 열심히 우편공공성을 쟁취해 나갈 것이다.


무소속 노동자 의원 한계 뛰어넘는 데 함께할 것
황경의 공보비서(김종훈 무소속 의원실)

   
▲ 황경의 공보비서(김종훈 무소속 의원실)

난 1%다. 대한민국 상위 1%가 아니라 활동영역에서 소수 1%라고 할 수 있다. 국회에서 일한다. 그것도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국회 안에서조차 소수다. 4·13총선에서 울산 동구 민주노총 전략후보로 당선된 김종훈 의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올해를 돌아보면 굉장히 역동적이었다. 특히 탄핵을 넘어 새로운 민주공화국으로 가는 촛불항쟁과 함께하고 있어서다. 국회에 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대통령 탄핵이다. 국민승리, 그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감동스러웠다. 김종훈·윤종오 두 노동자 국회의원이 이 탄핵정국에서 한 발 앞선 행보로 국민의 요구를 대변했던 것도 큰 보람이었다. 한 언론에선 지난 10월24일 국회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때 김종훈·윤종오 의원이 대통령 면전에서 “#나와라, 최순실” 피켓을 든 것은 역사의 한 장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무소속·소수의 한계를 겪기도 하지만 노동자·민중과 함께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으로 뭉치면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 민중이 주인 되는 새 시대를 향해, 진보가 하나로 단결해 진보집권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헌신할 김종훈 의원과 함께, 정유년 새해에도 뚜벅뚜벅 그 길을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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