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23일 AI에 감염됐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원앙 101마리를 안락사시켰다. 서울대공원 노동자들은 인체감염을 우려하며 예방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일반노조 서울시공무직분회(분회장 김종욱)는 29일 오후 서울대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체감염 위험성에 노출된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조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공원은 이달 21일 황새 2마리가 AI 확진을 받자 황새와 원앙을 폐사시켰다.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와 꿩 1마리도 폐사 대상에 포함됐다. 현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시설과 환경·조경업무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동물우리 철조망 밖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김종욱 분회장은 “철조망 밖이라고 해서 안전하지 않다”며 “현장 노동자 대기실이 퇴비장 인근에 있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퇴비장은 동물들의 분뇨를 처리하는 곳이다. AI 감염을 예방하려면 철새 도래지와 가금류 농장 방문 자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이 모든 상황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김 분회장은 “공원측에서는 방제복과 마스크를 제공했지만, 미생물 감염을 막을 수 있는 N95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를 지급했다”며 “감염 위험 노출과 확산을 줄이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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