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채권단 지원을 받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사태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 책임론도 제기했다.

노조는 8일 성명을 통해 “최순실이 금융권에 개입한 모든 의혹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기한 최순실 개입 의혹 중 첫 번째는 한진해운 구조조정과 연관돼 있다. 한진그룹의 미르재단 기부 액수는 다른 기업에 비해 매우 적다. 여기에 K스포츠재단에는 기부를 거부했다. 자금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5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압박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조 회장도 이를 인정했다.

문제는 정부가 이를 이유로 세계 7위의 국적선사 한진해운을 고사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구조조정 초기만 해도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이 현대상선보다 높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실제로는 정반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은 5월 말 현대증권을 시장 예상가의 약 2배에 KB금융지주에 매각하고, 해운동맹 가입 사전단계인 공동운항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만으로도 채권단 자율협약 조건 이행으로 인정받았다. 반면 한진해운은 해운동맹 가입을 이미 완료한 상황에서 3천억원 지원조차 거부당하면서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노조는 “안종범 전 수석은 2008년부터 3년간 현대증권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며 “비선실세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수만명 국민의 삶의 터전인 국적선사를 고사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라고 비판했다.

최순실씨가 국내에서 부당하게 모은 모은 돈을 빼돌리기 위해 독일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는 의혹도 거론됐다. 독일 검찰은 올해 5월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에게 특혜대출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구조조정을 소관하고 금융부당거래를 감독하는 금융당국에 책임이 크다는 얘기다.

노조는 “금융 관련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와중에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시선은 경제부총리 자리에만 향해 있을 뿐 어떤 반성도 대책도 없다”며 “검찰·감사원이 한진해운 구조조정과 금융 부당거래를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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