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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감시·단속 노동자 근로·휴게시간 구분 가이드라인
편집부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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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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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지난 4일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근로·휴게시간 구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감시·단속 노동자는 ‘감시업무를 하며 상대적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피로가 적은 업무나, 근로가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뤄져 휴게시간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 정의된다. 아파트·학교 경비원이나 순찰·보안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휴게시간과 근로시간 구분이 모호해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 2015년부터 최저임금 감액대상에서 벗어나자 곳곳에서 해고가 발생했고, 휴게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려 최저임금 지급액을 줄였다. 현장 전문가들에게 가이드라인에 대한 반응을 들었다.



고용·임금·휴식권 무시하는 사업주 단속의지 표명했어야
유선우 공인노무사(한국노총 중앙법률원)

   
▲ 유선우 공인노무사(한국노총 중앙법률원)

고용노동부가 최근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근로·휴게시간 구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제정 배경을 시작으로 사업장에 대한 권고사항으로 마무리되는 내용이다. 노동부가 아파트 경비원 등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동자들에 대해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표했다는 점에서는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노동부의 이번 가이드라인이 좀 더 빛을 발하기 위해서 “사업주가 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선언적 수준이 아닌 노동자들의 ‘고용·임금보장’이나 ‘휴식권 보장’을 악의적으로 무시하는 사업주를 적극적으로 단속해 의법 조치하겠다는 의지표명도 함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발표를 계기로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 노동자가 더 이상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지 않았으면 한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이번 가이드라인은 구체적 사례까지 제시하면서 현재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감시·단속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에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로울 것 없고, 실효성은 더욱 없어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배경은 무엇일까. 노동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은 판례나 행정해석에 비추어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63조3호에 의해 감시·단속 노동자들은 근로시간과 휴게·휴일의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 노동부는 감시·단속직 근로로 승인된 경우, 휴게시간을 형식적으로 두더라도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경향이 많았다.

즉 무제한의 장시간 노동이 합법적으로 가능해진다. 근기법 제63조3호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지극히 현실에 부합하지 않으며 해석에 있어 자의적이라는 데 있다. 2013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태조사에 의하면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 중 경비업무 외 다른 업무가 8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업무 성질이 감시·단속 업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동 조항은 현재 경비·시설관리 업무들이 대부분 용역화돼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원청과 용역회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근기법은 노동자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할 최저기준이다. 근기법 제63조3호 폐지 등 궁극적으로 입법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노동부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이 없다.



휴게시간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
고관홍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

   
▲ 고관홍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감시단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의 경우, 그 수행 업무가 간헐적이라는 이유로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는 현실이다. 이 경우 장시간 업무를 수행하면서 휴게시간 또한 장시간으로 설정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해당 휴게시간이 사업주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것이어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감시·단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의 경우 휴게시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해 노동부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근로·휴게시간 구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당 내용은 감시·단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개념 및 노동부와 법원의 휴게·근로시간과 관련된 여러 판단 기준을 제시하면서 사업장을 상대로 고용·임금 보장 및 휴식권 보장과 관련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휴게시간이 아닌 시간은 모두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한 시간’으로만 정하고 이를 따르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적확했을 것이다. 장소적 구분 없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고 그 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 뒤 그러한 원칙하에서 근로계약서·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명확히 다시 설정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에서 휴게시간을 정한 취지다. 이것이 법원의 판단 기준에 부합하고 소모적 논란을 불식시키는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감시단속적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시간·휴게·휴일 규정 등에서 적용 제외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어떨까.



경비노동자 임금 사용자 자율에 맡길 문제 아니다
최혜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

   
▲ 최혜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

경비노동자의 휴게시간을 늘려 최저임금 인상분만큼의 임금인상을 회피할 것이라는 우려는 진작부터 있었다. 여러 실태조사를 통해 이러한 우려가 실제라는 것도 오래 전에 밝혀졌다. 늦은 감이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감시·단속 노동자의 휴게시간과 근로시간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잘한 일이다. 또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등 규정 적용을 제외받기 위해 노동부로부터 승인받는 과정에서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교육하도록 한 것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라는 형식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용자를 교육하고 노동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안내해도 사용자가 안 지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경비노동자는 대부분 60~70대의 고령이고 고용형태는 간접고용이다. 실태조사 중 만난 경비노동자는 “8시간30분 휴게시간 줬으면 그냥 보내 주든지, 시간에 맞춰서 나오라고 하든지 이게 무슨 휴게시간입니까. 할 일 다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위를 두리번대며 주민이나 관리자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애썼다.

아마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고 해도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임금을 인상할 리 없고, 경비노동자가 정당한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없을 거다. 경비노동자에게 일한 만큼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사용자 자율에 맡길 문제가 아니다.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기 위해 휴게시간을 조정하는 나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법에 의해 감독하고 제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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