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12.15 금 14:34
상단여백
HOME 칼럼 사진이야기 포토뉴스
더위도 아웃
   
길에 줄줄이 섰는데 가림막 따위 없어 땡볕 아래 시달린 피부가 구릿빛, 동메달이다. 해고 200일 맞이 자리였다니 실은 목메달이다. 오래도록 전신주며 건물 벽에 매달렸고, 영업에 매달렸고, 시간에 쫓겨 내달렸다. '니퍼쟁이'들 지금은 길에서 복직싸움에 매달리고 있다. 낡고 때 묻은 선전물 들고 벌서는데, 얼굴이고 겨드랑이고 줄줄 흐르는 게 땀이다. 챙겨 나온 손수건은 아까 젖었다. 휴지 몇 장 꺼내 닦는데 헛되고 헛된 일이다. 요즈음 어디 광장 바닥 분수처럼 솟던 게 땀이다. 이놈의 더위. 덥다 덥다 하는데 또 덥다. 끝날 줄을 모르는 폭염에 쉰내가 풀풀, 어디 모인 자리마다 습식 사우나 오래 버티기다. 진짜 사장 찾아 나선 길이 마라톤 코스다. 길고도 긴 것이 올여름 더위를 닮았다. 마의 구간은 넘었으려나. 해고된 비정규 노동자가 국회 앞자리에서 노조탄압 반사회적 기업 아웃 팻말 들어 책임을 물었고,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불볕더위가 여지없이 목 잡고 매달렸다. 더위가 징하다. 해고가 오늘 더 징글맞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기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