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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같은 사람이 되겠다”이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 이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작년에는 고3이어서 몰랐지만, 올해 취업해 일하게 되면서 가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겁고 힘든지 깨달았습니다. (…)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께 받은 만큼 되돌려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빠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한 조합원의 아들 이찬영(20)씨가 공장에서 농성 중인 아버지에게 쓴 편지 내용이다(2016년 8월6일자 노컷뉴스).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 380여명은 7월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 공장에서 철야농성 중이다. 사측의 ‘1년 무파업’ 요구에 대해 지회는 "경비 외주화 철회, 경찰·특전사 출신 직원 채용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지회는 노동조합의 파업권을 포기하라는 반헌법적 주장을 당연히 거부했다. 이미 사측도 합의한 노조파괴 용병 채용 취소를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현재 외주화로 제품생산을 하고 있어 기존 생산업무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가 아닌데도 노조파괴 목적으로 단행한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는 불법이다.

최근 매일노동뉴스가 보도한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투쟁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2016년 8월5일자 기사 등 참조).

- 2013년 12월 갑을오토텍 전(前) 직원이 제기한 통상임금 판결로 갑을오토텍 사측 비용 부담 가중(갑을상사그룹 계열사 중 갑을오토텍만 100% 정규직)

- 2014년 11월(께로 추정) 노무법인 예지, 사측과 협의해 노조파괴 시나리오(‘Q-P 전략 시나리오’와 ‘K-P 전략 시나리오’, 조합원 스스로 통상임금 취하하게 만들겠다는 안 등 포함) 작성

- 2014년 12월께 전직 경찰·특전사 출신 노조파괴 용병 60명 채용

- 2015년 6월17일 노조파괴 용병, 갑을오토텍 조합원들에 대한 집단상해

- 2015년 6월23일 ‘위 용병 중 52명 즉시 채용 취소’ 노사 간 합의

- 2016년 7월8일 노조 전면파업 돌입(경비 외주화 철회, 경찰·특전사 출신 직원 채용 취소)

- 2016년 7월15일 박효상 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로 징역 10월 선고, 법정 구속

- 2016년 7월26일 갑을오토텍 사측 공격적 직장폐쇄 돌입

- 2016년 8월5일 조합원 380여명과 경찰·용역직원 공장에서 대치 중


갑을오토텍 지회 투쟁은 민주노조 투쟁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갖고 있다. 사측의 노골적인 노조파괴 공작과 구사대와의 물리적 충돌이 전자라면, 노조파괴 공작이 노무법인이 작성한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라는 점과 구사대의 본질이 전직 경찰·특전사 출신인 노조파괴 용병이라는 점이 후자다.

지난해 노사 간 "채용 결격사유 있는 52명(위 용병)에 대한 즉시 채용 취소" 합의(복직·재입사·회사 출입 금지)가 있었고, 올해 7월에는 이를 주도한 박효상 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가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로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뒤 그 자리에서 법정 구속됐다. 민주노조 투쟁에서 보기 드문 승리였다.

그러나 채용 취소 후 올해 1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용병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절차를 준수하지 않음)이므로 원직복직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사측은 지노위 복직판정 이후 다시 이들을 복직, 자회사로 전출시켰다. 전 대표이사 법정구속 이후 갑을오토텍 사측은 생산에 차질이 없는데도(외주업체 생산)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갑을오토텍지회의 싸움은 엎치락뒤치락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팽팽한 전투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회의 싸움은 자본과 권력, 이제는 전문가까지 이용한 사측과의 힘겨운 싸움이다.

노무법인 예지(김형철 노무사, 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노무사)는 갑을오토텍 사측과 함께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현재 직장폐쇄도 시나리오에 따라 파업을 유도해 단행한 것이다. 노조파괴 용병 고용도 시나리오에 있던 내용이다.

시나리오의 최종 목적은 민주노조 파괴와 어용노조 설립이다. 사측의 비용만 가중하는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게 하고 앞으로 이런 소송을 못하게 하려는 것, 100% 정규직을 외주화·비정규직화 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용병을 고용하고 파업을 파괴하고 조합원을 분열하고 제2노조(어용노조)를 만들어 자신들의 노무관리 부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치밀한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사측은 이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를 감시하고 처벌해야 할 고용노동부와 검찰·경찰은 이를 방관함으로써 묵시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지회의 투쟁은 철저히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의 외로운 싸움이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아들의 다짐은 사랑하는 아버지에 대한 고백이자, 당당하게 싸우는 노동자가 되겠다는 자기 결의다.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의 싸움이지만 이런 ‘희망’이 더해진다면 우리가 싸우는 운동장이 조금씩 바로잡히지 않을까.

무더운 여름, 각자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현실이라 당장 투쟁하는 현장으로 달려갈 수는 없지만 관심을 가지고 작은 실천이라도 하는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의 ‘연대’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나마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지영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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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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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같은? 2016-08-08 17:57:10

    실제 갑을 같은 회사에 관리직으로 입사해서 3달만 일해 봐라 그런말 나오나 노조의 노자 만들어도
    진저리 칠 것이다.   삭제

    • 투쟁 2016-08-08 17:02:01

      회사는 파업을 풀고 생산현장으로 돌아가면 직장폐쇄도 풀고, 경비원도 철수 시킨다고 한다. 모두가 염려하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풀수 있는 방법이다. 몇일후면 여기 저기서 고객사 라인이 섰다고 난리치게 될 것이다. 페널티도 엄청나다고 한다. 회사와 노조는 모두 투쟁! 투쟁! 하면서 결국 폐업의 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모든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함이 어떨까? 과거 시나리오 때문에 안되나? 앞으로 일주일....   삭제

      • 아빠같은 사람이 되겠다 2016-08-08 16:51:51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나타나는 거 같아 가슴이 찡하다. 뉘집 아들인지 몰라도 너무 기특하다. 아들아! 좋은 직장에서 일하는 아빠같은 사람이 되는 건 좋지만, 노동운동도 회사와 노조가 함께 웃으면서 해야하는 거란다. 회사는 울고 있는데 노조만 투쟁으로 쟁취했다고 웃고 있으면 회사 꼴이 뭐가 되겠니. 노조를 탄압하는게 아니고, 아빠를 탄압하는게 아니고 회사도 살기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발버둥 치는거란다.   삭제

        • 지침 2016-08-08 15:22:52

          지치지도 않냐 걍 망해라 망해봐야 느낌알지 너거땜에 직장잃는 사람들 나와바야 개고생이지 다 짤려라   삭제

          • asdfh 2016-08-08 14:56:32

            놀고자빠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삭제

            • 이얼령비얼령 2016-08-08 13:03:10

              제목 그대로다.
              노조에서 시설점거하고 관리직 대체생산을 못하도록 한 상태에서 20여일이 지나서 직장폐쇄했고, 직장폐쇄공지하면서 시한을 조합원 업무 복귀까지라고 명시하는데도
              공격적이라고...
              '기울어진 운동장' 말씀 잘하셨는데, 어디로 기울어 졌는지 바보가 아닌이상 조금만 생각해도 알텐데.
              조합에서 얘기하기를 사측과 협의해서 모두 승리했다고 하는데. 운동장은 어는쪽으로 기울어진건가?   삭제

              • 왜 아이들까지 2016-08-08 11:56:12

                자녀들까지 언론에 이용해야하겠나. 갑을오토텍 문제가 언론과 정치인들 덕에 산으로 가고 있는 상황.
                우리끼리 해결할테니 제발 언론과 정치인들은 꺼지세요 라고 가대위에서 시위하는 날이 올것임.   삭제

                • 무더워 2016-08-08 10:59:25

                  애들까지 관여하게 하는것은 언론 플레이에 불과합니다.   삭제

                  • 관찰자 2016-08-08 10:44:15

                    여기 사측 알바들은 "회사가 있어야 노동자도 있는거 아니냐." "회사가 없어지면 남는게 뭐냐?" 이렇게 운운하지만 남는게 아주 많다 과거 우리 선배들의 투쟁이 있었기에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했고 대통령도 욕할수있을만큼 민주주의도 성공하지 않았나.. 가장 남는것은 망해도 일본 앞잡이같은 너희들은 최소한 같이 짤라서 못된 버릇은 고칠수 있지 않겠나..   삭제

                    • 까치 2016-08-08 09:43:26

                      회사가 없어지도록 파업을 해서 회사가 없어지면 남는게 뭐가 있나요? 민노총이 정년까지 책임 지는것도 아닐텐데.   삭제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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