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연기됐다. 유력 후보로 알려진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둘러싸고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정치권 외압설이 확산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이날 오전 본사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위원들 간 의견조율이 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추위 회의가 끝난 뒤 개최할 예정이었던 이사회도 취소했다.

사추위는 이날 박창민 후보와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이 제출한 서류를 평가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 다음 이사회로 넘길 계획이었다. 그런 가운데 정치권 개입·외압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추위원들 간 의견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박창민 후보는 결선 후보에 오른 5명 중에서도 사추위 평가점수가 가장 낮았는데도 최종 후보 2명에 포함됐다.

"박창민 전 사장이 선임되면 낙하산 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사추위가 무산된 만큼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부는 지난 1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박 전 사장 출근저지와 낙하산 반대 1인 시위, 산업은행 앞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지부 관계자는 "사장 선임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지, 아니면 사추위 일정만 뒤로 미루고 낙하산 사장을 밀어붙일지 아직 모르겠다"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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