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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일자리·노동조건 개선 토론회] “잘못된 외주화 팽배, 민간 전문성 없는 영역 직접고용·직영화해야”조성재 노동연구원 본부장 “구의역 사고 20년 외주화 정책에 균열 일으켜”
김봉석  |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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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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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훈 기자

서울지하철 구의역 사망사고를 계기로 생명·안전 업무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반의 외주화 문제를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외주화의 애초 목표는 사라지고 고용유연성 확보와 노동조건 저하, 위험업무 하청업체 떠넘기기 같은 '잘못된 외주화'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시민청 태평홀에서 ‘서울시 일자리·노동조건 개선-외주화 문제점과 좋은 일자리 모색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 일자리위원회가 주최하고 <매일노동뉴스>가 주관했다. 박승흡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위험업무 떠넘기기 같은 잘못된 외주화 팽배”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이날 토론회 발제에서 “구의역 사고는 공공부문 효율화라는 미명 아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가까이 이어진 외주화와 비정규직 확산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공공성과 안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추진했던 외주화는 주로 민간의 전문적 자원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인원 조정을 위한 고용유연성 확보와 인건비 절감 같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조 본부장은 “그동안 서울시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청소·용역을 비롯한 간접고용 노동자를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고용개선을 이뤄 왔지만 구의역 사고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이번 기회에 서울시 전반의 외주화 실태를 조사하고 공공성이 유실되거나 민간위탁이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영역은 해당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거나 사업을 직영화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민간의 전문성 이식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숙련을 축적한 내부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업무는 민간위탁보다는 협동조합·우리사주조합 혹은 공단·공사화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서울시 일자리·노동조건 개선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서울시부터 안전업무 외주금지 조례 제정하자”

권미경 서울시의회 의원은 “구의역 사고를 포함한 안전사고는 외주화에 따른 인력부족과 열악한 노동조건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며 “외주화가 가진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구의역 사고에서 나타난 위험의 외주화는 단지 서울메트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제조업과 보건의료를 포함한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이윤창출과 경영 효율화를 앞세운 위험의 외주화가 이어졌다”고 우려했다.

권 의원은 이에 따라 서울시에 생명·안전에 관한 업무는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에게 맡기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례를 통해 위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생명·안전업무 노동자 실태를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이들의 노동권·노동조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이러한 조치를 취한다면 해당 노동자들의 생명·안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공공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도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나 위험업무는 하도급을 주거나 간접고용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같은 외주금지 법안이 발의돼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이와 함께 구의역 사고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비롯한 안전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5개 위탁업체에 있는 메트로 출신 직원은 137명이다. 5개 업체 전체 직원(583명)의 23.5%나 된다.

권 의원은 “민간위탁 계약시 부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약서에 명시하고 계약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며 “민간위탁·외주업체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다만 “서울메트로 전적자들 또한 구조조정을 통해 신분상 불이익을 받고 외주업체로 나간 노동자들”이라며 “이들이 이중퇴출을 당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홍 객원연구위원 “노조, 자기 책임 다했는지 돌아봐야”

유병홍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사람 중심 노동존중특별시를 실현하려면 기존 제도에 대한 도전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컨대 서울시가 수익보다 노동자·시민 안전을 위해 ‘정시운행보다 안전운행’을 표방할 수 있는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고객만족도 조사를 포기할 수 있는지 같은 구체적인 자문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 연구위원은 지방자치권 확보를 위한 중앙정부와의 싸움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가 노동존중 행정을 모든 영역에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려면 권한이 있어야 한다”며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각오하지 않으면 실현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위원은 또 “지방공기업 경영이나 노사관계에 행정자치부 지침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서울시와 지방공기업 노사가 함께 손잡고 지방자치권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공기관 노조가 안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긴 했지만 안전사회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임금·단체교섭 때마다 안전 관련 요구를 내놓지만 협상 과정에서 가장 먼저 양보하는 것 또한 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전 요구를 사측과의 거래를 위한 용도로 쓰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가 앞장서 지방정부와 지방 공기업들의 권한을 확대하고 안전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활동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유 연구위원은 “서울시 산하기관 노조들이 습관적으로 사용자측이나 서울시에만 요구를 내걸고 있는데, 오히려 서울시와 손잡고 중앙정부를 상대로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은 노사관계를 요구해야 한다”며 “노조가 앞장설 때 기존의 제도·틀을 깨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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