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30원, 올해 최저임금이다. 노동자들은 이걸로 밥해 먹고 옷 사 입는다. 집세도 내고, 아이들 용돈도 준다.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라 삶이요, 구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결정한다. <매일노동뉴스>가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과 공동기획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곧 삶의 질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지면을 마련했다.<편집자>



아이들 꿈 꺾지 않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
홈플러스 감만점 강미숙씨

 

 

저는 백화점에서 정직원으로 다니다가 집안 사정으로 그만두게 됐습니다. 여기저기 일을 알아보다 홈플러스 감만점을 알게 돼 입사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하며 지금까지 6년을 다녔습니다.

저희 가족은 어머니·남편·딸·아들에 저까지 모두 다섯 명입니다. 제가 일을 하면 남편에게도 힘이 될 줄 알았는데, 너무 다른 현실과 부딪히니 힘이 드네요. 물가는 치솟는데 시급은 6천130원, 한 달 월급 110만원을 받습니다. 남편 월급 180만원을 합쳐도 290만원밖에 안 됩니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직은 딸 뒤를 봐줘야 합니다. 꿈이 큰 아이예요. 저희 딸 꿈은 세계적인 헤어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하고 제가 버는 수입으로는 딸의 꿈을 이뤄 주기가 너무나도 버겁고, 힘에 부칩니다. 부모가 돼서 그 꿈을 깨지도 못하고, 아이더러 꿈을 접으라고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한테 떳떳한 부모가 될 수는 없을까요. 멀고도 가까운 이웃 일본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시급 또한 1만원으로 될 수는 없는 건지요. 더 이상 아이들 꿈을 꺾지 않는 부모가 되는 것이 제 간절한 소망입니다.


 

 


책값 달라며 눈치 보는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구정미씨


저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 엄마입니다. 7년 전 남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게 됐습니다.

업체에서 9년 정도 근무했는데, 회사가 어려워져서 홈플러스 직영으로 전환됐습니다. 2년째 ‘가공일용’ 부서에서 하루 종일 무거운 음료를 진열하고 정리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제가 한 달에 받는 돈은 110만원 정도입니다. 이 돈으로 월세·통신비·생활비…. 생활이 정말 빠듯합니다. 매달 적자에, 희망도 없는 삶입니다.

우리 애들은 책값을 달라고 할 때도 제 눈치를 봅니다. 엄마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거죠. 그때는 정말 미안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최저임금이 시급 1만원이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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