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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도입이 아닌 분배의 경제민주화로장도중 한국신용평가정보노조 위원장
▲ 장도중 한국신용평가정보노조 위원장

요즘 성과연봉제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성과연봉제란 연 단위로 성과에 따라 개인별로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적 접근에 따른 급여체계다. 기존 연봉제 개념에 성과 차등을 강화하는 연봉제다. 최근 언론에서 다루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의 경우 성과연봉 범위가 총 급여의 20~30%다. 지금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성과연봉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문제점이 있다.

첫째,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처럼 공공성이 강조되는 부문에 성과평가가 과연 필요한가.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은 교육·의료·경제적 지원과 공공서비스 지원 등 국민 복지와 이익을 위해 국가가 할 일을 위임받은 조직이다. 국가가 국민 복지를 위한 부문에서 사기업처럼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

둘째,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에서 개인별 성과 차이를 도출할 만큼 성과를 평가할 수 있을지 문제다. 공공성이 강조되는 분야는 영업과 매출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기업과 다르다. 결국 객관적인 성과평가 기준과 연봉 차이를 노동자 개개인이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객관적인 성과평가 기준을 만드는 게 어렵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반대하고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개인 간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다 보니, 협업이 어려워지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지나친 개인주의 기업문화로 흐르면서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연봉의 20~30%를 차지할 만큼 큰 폭의 급여 차등을 결정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제도가 있느냐 이것도 문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상식적인 일들이 사라지고 있다. 개인의 자존·인권·합법 같은 테두리를 벗어나는 일들이 수시로 발생한다. 노동조합이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니까 개인들에게 동의를 받기 위해 동의서 작성을 강요하고 있다. 개인들을 불러 동의를 받기 위해 가하는 인격적 모욕·협박이 횡행한다. 이런 식이면 왜 근로기준법이 필요한가. 현재 우리나라는 노동 분야뿐만 아니라 과세·금융·공공 분야에서 국민 일반의 상식과 법을 넘어서는 비정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많은 대중이 ‘비정상과 불공정’에 분노하는 것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궁극적으로 저성과자 퇴출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3~4년 내리 최저 등급을 받은 부장직급 직원보다 3~4년 최고 등급을 받은 대리직급 직원이 급여를 많이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저 등급을 내리 받은 나이 많은 부장직급 직원은 무능력한 직원으로 낙인찍혀 저성과자로 퇴출될 수 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쉬운 해고를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성과연봉제 도입의 가장 큰 현실적·법적 문제점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8%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매출액 대비 통상 3~10% 정도이므로 경영자들은 손쉽게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임금인상 억제와 정리해고 등 비용절감 유혹에 빠지기 쉽다.

신기술 개발이나 신사업 확장,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성장은 뒷전이다. 그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는 무차별 인수, 원청과 하청기업 사이에는 불공정, 경영진과 노동자 사이에는 임금인상 억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윤분배, 원청과 하청기업의 이윤분배, 경영진과 노동자의 이윤분배로 해결해야 한다. 즉 성과연봉제가 아니라 노동자·경영진·주주 간 초과이윤 분배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초과이윤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초과이윤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분배, 이윤에 대한 주주독점이 아닌 다수에게 나누는 분배라는 경제민주화 관점이 필요하다. 초과이윤 분배기준도 노동자·경영진·주주가 30대 40대 30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분배 원칙을 분배의 민주화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공기업의 경우 국민 복지와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난 뒤에도 초과이윤이 발생하면 그 발생한 초과이윤에 대해서만 이윤분배를 하자는 것이다. 물론 제시한 기준과 달리 그 초과이윤 분배기준을 해당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 노사가 그 기관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서 정한다면 지금과 같은 노동자들의 저항과 동의서 작성 강요 같은 인권유린의 불합리를 피할 수 있다고 본다. 초과이윤 분배 문제를 승자독식이 아닌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기업 구성원에게 나눈다면 지금 같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장도중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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