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고 있다. 채권단이 한진중공업의 일시적 자금 부족 해결에 동의하면서도 정상화를 위해 영도조선소 사업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세우면서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방안과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불황과 영업 부진에 따른 유동성 부족을 겪다가 올해 1월 채권단에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한 상태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일시적 자금 부족 해결을 위해 1천400억원가량을 지원하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진중공업이 소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영도조선소를 축소한 뒤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면 자금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영도조선소 상선부문을 정리하고 군 소송함·상륙함·전투함 등 특수선 사업부문만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20년까지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의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영도조선소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영도조선소는 상선과 특수선 종사자가 7대 3 비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종사 인원은 1천300여명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행정관리사무직 10%를 구조조정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들은 채권단의 이번 결정을 두고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양새다. 기업노조인 한진중공업노조는 최근까지 채권단에 매각시 고용을 보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어서 내부 논의 후 고용안정을 위한 투쟁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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