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현대중공업노조(위원장 백형록)가 26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정아무개씨를 비롯한 조합원 10명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미지급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 총 6억3천여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상고장을 이날 대법원에 제출했다.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1·2심 재판부는 엇갈린 판결을 내놓았다. 1심 재판부는 “노조가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한 정기상여금 700%와 설·추석 상여금 100%를 포함한 상여금 800% 전액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 재판부는 현대중공업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정기성·일률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하지만, 재직근로자에게만 지급된 설·추석 상여금은 고정성이 결여돼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전체 상여금 800% 중 700%만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결론이다.

1·2심 판결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은 신의칙 적용 여부다. 1심 재판부는 “노조가 소송을 낸 2012년 12월 당시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노조의 소송 제기가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반해 2심 재판부는 최근 조선업종 불황에 따른 현대중공업 실적 악화를 이유로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정기상여금 700%가 통상임금에 포함되긴 하지만 회사가 이를 포함한 과거 임금소급분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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