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우종관 한국경영자 총협회 전무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국장.
송지태 노동부 산업안전국장
김용수 서울산업대 안전과학연구소장
정재희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윤순녕 한국산업간호협회장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재래형 안전사고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안전'이라는 화두가 지속적으로 경영전략 및 근로현장에 스며들 수 있는 계기가 꾸준히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즉 안전에 관한 교육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정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과 노동부가 전개하고 있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캠페인과 관련해 마련된 특별 지상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는 사업주나 근로자의 관심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꾸준한 캠페인 전개가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좌담회에는 △경영계에서 우종관 한국경영자 총협회 전무 △노동계에서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국장 △정부에서 송지태 노동부 산업안전국장 △학계 및 시민단체에서 김용수 서울산업대 안전과학연구 소장 △정재희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윤순녕 한국산업간호협회장 등이 참여했다.

산업안전 현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김용수 교수=산업재해는 귀중한 생명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입히며, 한해 동안의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정부재정 절감목표액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다. 최근 경제난에 따른 기업경영악화로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어 더 많은 재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희 교수=최근 사망 및 각종 산업재해가 증가추세에 있다. 산재예방활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산재보험 적용이 확대됨으로써 산업재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순녕 회장=지난 10년 간 발생한 산재의 특징은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재해 발생율이 높다는 점이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 내의 안전의식고취가 시급하다.

▶송지태 국장=아직도 일부 사업주는 산재예방을 위한 조치나 투자가 귀찮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인식한다. 근로자 또한 안전수칙을 알고 있지만 지키기를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어 산업재해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종관 전무=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 분야에 관한 노. 사.정 3자 모두의 관심이 소홀해진 틈을 타 산업재해율의 하락추세가 현저히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이정식 사무국장=우리나라 산업재해는 80년대 후반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산재보험이 5인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됨에 따라 산재보험 적용을 받는 재해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중 일시적 경기호황에 따라 재해건수도 상당히 늘어났다.

매일경제신문사와 노동부가 제정한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이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는가.

▶우 전무=기본수칙 제정은 산업안전보건분야에서 정부의 지도와 감시체제를 가능한 최소화하고, 노. 사의 책임의식과 자율성을 강조해 산업안전에 선진화를 이룩하려는 조치라 생각한다.

▶이 국장 = 이번 기본수칙 제정은 시의 적절했다.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본다. 기본수칙 선정과 실천을 통해 법과 원칙이 중시되는 사업장 분위기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 = 이번에 선정된 기본수칙들은 안전한 작업환경을 이루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간단한 사항들로 구성돼 있고, 모든 근로자와 사업주가 필수적으로 준수해야 할 사항들로 선정됐다고 생각한다.

▶정 교수=이번 기본수칙은 안전은 기본을 지키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근로자 스스로가 실천한다는 자세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철저한 법질서 준수의식의 생활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공감대형성과 산업재해 감소효과가 기대된다.

▶윤 회장=기존 산업안전 선진화 3개년 계획은 새로운 추진전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접근방식, 인력, 전략을 11대 기본수칙을 수립해 추진한다면 안전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송 국장=11대 기본수칙 선정과 실천을 통해 법과 원칙이 중시되는 사업장 분위기가 정착되고 안전한 사업장을 조성할 수 있다. 사업장에 안전문화가 조속히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장 내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언이 있다면.

▶이 국장=산업재해로 인한 보상비 등 직접비용, 노동자 사기저하와 노사 불신 및 노사관계 악화,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유발하는 간접비용, 재해자에 대한 사회복지비용 등이 생각보다 크다. 기업은 이를 고려해 산재예방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안전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김 교수=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안전의식이 투철해야 하고 사업장에서는 산업안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인 제도 규정에 따라 상벌을 부과해야 안전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정부의 산재예방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재원확보가 보충돼야한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중인 산재예방기금과 산재보상보험과의 통합을 통한 예방기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윤 회장=우선 11대 안전수칙을 지켜야 할 근로자들의 의식수준이 무엇이 문제인지, 근로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노총, 민노총 등과 협력해 근로자의 전폭적 지지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송 국장=안전의식의 제고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장에서부터 11대 기본수칙 지키기가 정착되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확산돼 갈 때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것이다.

▶우 전무=사업장의 산업안전을 근원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활동이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제적 규제 아래 실시돼서는 안되고, 자율적인 기업의 안전시스템이 형성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 노. 사. 정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 교수=정부는 최근의 각종 캠페인 및 교육 등의 노력이 일회성이 아닌 우리의 안전의식의 생활화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근로자들은 '설마 내가'라는 안일한 안전의식을 버려야 한다.

▶윤 회장=정부의 적극적인 안전정책이 필요하다. 노동부산하의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성과별 보상도 필수적이다.

▶김 교수=정부는 기본수칙의 철저한 준수를 위해 교육 및 홍보활동을 우선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근로자에 대한 상해, 재산상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근로자를 보호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송 국장=기본수칙 지키기가 전국의 모든 사업장에 정착되려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노. 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노. 사. 정 모두는 안전문화 정착에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

▶우 전무=정부는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이 사업장에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기본수칙에 대한 기술지원 및 교육실시 등을 통해 사업장의 자율정착을 유도해야 한다. 기업은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국장 = 산업재해 예방과 감소를 위한 '11대 기본수칙'이 과거처럼 일회성, 전시성 행사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이를 위해 사회전반에 안전생활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한국사회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노. 사. 정 및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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