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악화와 해양플랜트 악재가 겹치면서 시련을 겪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총 8조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대우조선 5조원, 삼성중공업 1조4천억원, 현대중공업 1조5천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조선 빅3가 막대한 손실을 낸 것은 국내 조선업이 생긴 이래 처음이다. 한국 경제를 뒷받침해 온 제조업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업체는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낮출 계획이다. 불황과 저유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예년만큼의 수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조선·해양·플랜트사업 부문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167억달러로 설정했다. 지난해 대비 12% 줄어든 수치다. 아직 수주 목표를 발표하지 않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해보다 목표액을 10~20% 낮출 전망이다.

주요 업체들이 각종 악재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한국 조선산업은 수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수주 실적은 중국이 1천25만CGT(표준환산화물톤수), 한국이 1천15만CGT를 기록해 중국이 10만CGT 차이로 1위에 올랐다. 일본은 914만CGT로 3위였다.

중국은 2012년부터 4년 연속 수주 실적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수주 금액은 한국(218억4천800만달러, 262척)이 중국(188억8천900만달러, 452척)을 앞질렀다.

지난해 전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은 중국 30.3%, 한국 30.0%, 일본 27.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중국이 3천987만CGT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3천52만CGT·일본 2천314만CGT로 뒤를 이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