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산업과 철강산업이 올해 생산과 수출의 둔화, 이에 따른 고용조정으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3일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의 ‘2016년 주요 금속산업 전망 : 전자업종 및 철강업종’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올해 전자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세계시장의 둔화와 주요 품목의 해외생산 확대로 생산과 수출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휴대폰의 경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각국 업체의 점유율 경쟁이 과열되면서 국내 업체가 생산과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고가 스마트폰시장을 애플에 잠식당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 업체에 추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비용절감을 시도하면서 부품사들에 가해지는 단가 인하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도 성장 역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년간 성장을 이끌어 온 메모리시장이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과 위탁생산 확대로 생산과 수출이 소폭 성장할 전망이다.

문제는 고용이다. 전자산업의 생산과 수출이 둔화하면서 이미 고용이 줄어들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제조업 고용은 11만9천여명 늘었는데, 전자산업은 같은 기간 7천500여명 줄었다. 특히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4천700여명이 감소했다. 전자제품 생산의 수직적 하청구조 말단에 위치한 중소 부품사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노동연구원은 “전자부품업체가 밀집한 공단을 대상으로 노동조합의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강업종도 올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0년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철강 수요산업의 세계적 불황을 배경으로 지속돼 온 철강업종의 공급과잉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연구원은 “2000년대 초중반 세계 철강산업의 성장 사이클을 추동했던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신흥 수요국가가 없고, 주요 수요산업들의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철강 수요산업별로는 민간 건설부문에서 큰 폭의 경기하락이 전망됐다. 자동차업종 또한 내수부문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량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조선업은 저유가 기조 지속과 연료 효율성이 높은 에코십 투자 위축 등을 배경으로 상선과 해양플랜트 부문 모두 신조수주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구원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라는 산업전반의 이중고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내 철강산업은 올해 구조조정을 비롯한 고용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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