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실적악화로 인한 찬바람을 노동자들이 온통 맞고 있는 형국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XA다이렉트가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마무리했고, MG손해보험은 최근 인력구조조정을 예고했다. AXA는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만 35세 이상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AXA는 전체 직원이 1천800여명이고 이 중 정규직은 700여명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별도로 12개월치 위로금을 준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래 단행된 첫 희망퇴직이다.

프랑수아 르콩트 사장은 지난 2일 노조에 "내년에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본사 인력 5~10%를 슬림화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XA 관계자는 "본사 조직을 최적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규모도 정해져 있지 않고 직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의한 희망퇴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순수한 희망퇴직이라는 설명과는 달리 희망퇴직 신청 기간에 '강퇴(강제 퇴직)' 논란이 일면서 노조가 이날 오전 경영진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정태수 사무금융노조 AXA손해보험지부장은 "회사가 전 직원 면담 이후 희망퇴직 신청 의사가 없다고 밝힌 조합원들에게 2~3차 면담을 진행하면서 압력을 가했다"며 "해당 센터장에 대한 조사·문책,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MG손해보험도 최근 김상성 대표가 직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담화문과 편지 형식의 이메일을 보내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경영악화 상황을 설명하고 투자자들에게 증자를 받기 위한 자구노력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실제 MG손보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103.6%로, 손보사 중 최하위다. 지난 10월 최대 주주인 새마을금고로부터 825억원을 증자받았지만 MG손보가 요청한 규모(2천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새마을금고 이사회는 MG손보가 인력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추가 증자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 관계자는 "아직 (구조조정) 규모·수치·방식 등 구체화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는 올해 임단협 결렬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이 안 풀리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얘기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RBC 비율]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 비율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것으로 보험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총조정자본과 총필요자본액 간 비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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