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조계사를 나와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사실상 강제연행이다. 경찰은 1천명 넘는 경력을 투입해 조계사를 에워싸고 체포조까지 편성하면서 한상균 위원장 체포에 안달했다. 한 위원장의 죄목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경찰의 이런 대응을 이해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이 경찰을 이끌었을 터다. 연말 노동법 개정과 관련한 정국에서 정부·여당이 강경하게 대응할 게 뻔하다. 민주노총은 16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라 충돌은 불가피하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어디로 가게 될까.

총단결로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 막아 낼 것

전순영
민주연합노조 위원장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서 연행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척 아팠다. 한상균 위원장은 죄인이 아니다. 2천만 노동자의 노동권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는데 마치 죄인처럼 연행됐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하는 동안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은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 위원장이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폭력시위를 조장했다는 내용의 왜곡이 방송과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2천만 노동자를 대변하는 한상균 위원장을 구속시키는 것은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아버지는 쉽게 해고되고, 아들과 딸들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될 ‘노동개혁’을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강행하겠다고 선포한 셈이다.

민주연합노조 조합원들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 톨게이트 여성 수납원, 방문건강관리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공부문의 노동개악이 이뤄지면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낙엽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거나,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는 꼬투리를 잡아서 노조 조합원을 저상과자로 낙인찍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전체 노동자의 노동권을 후퇴시키고, 일자리를 불안하게 만들 정부의 노동개악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한상균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산별 연맹 지역본부가 총단결해서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을 막아 낼 것이다.

박근혜 정권, 80만명의 한상균 만들어 냈다

이윤경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한상균 위원장의 구속은 단지 개인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 노동자와 노동에 대한 탄압의 정점을 찍은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구성원과 지도부들이 위축되지 않고 앞으로 모두가 한상균이라는 생각으로 투쟁하겠다고 결의했고, 이를 담보하는 게 우리의 몫이다.

정권이 한상균 위원장을 구속하려 하고 대대적으로 민주노총을 탄압하고 있지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이번 사태는 상실감이나 패배의식을 심어 주기 보다 정권에 대한 분노, 민주노총에 대한 자부심, 투쟁 결의를 모아 내는 계기가 됐다. 정권이 80만명의 한상균을 만들어 낸 셈이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박근혜 정권이 노동자 탄압을 통해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악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모든 걸 뺏으려 하고 있다. 노동자를 탄압하는 역대 정권들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번 박근혜 정권도 실패한 정권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재계가 정권에 요청한 것들을 법안으로 만들어 낸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의 민낯을 똑똑히 보자. 민주노총은 16일 총파업을 성공적으로 기세 있게 만들어 낼 것이다. 탄압을 하면 할수록 죽는 조직이 아니라 투쟁하는 조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줄 것이다. 민주노총이 다시 한 번 전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세력, 투쟁하는 세력으로 일어날 것이다.

수갑 찬 민주노총,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

오늘 한상균 위원장의 손에 수갑이 채워지는 광경을 똑똑히 보았다. 착잡함과 분노가 교차되는, 모두와 같은 심정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밝히고 출두하는 한 위원장에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굳이 수갑을 채우는 이유는 뭘까. 말하지 않아도 정권의 의도를 종합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한상균 위원장의 인신을 가두면 우리의 투쟁이 끝날 거라는 망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오판해도 크게 오판하고 있는 것이다. 12월10일, 오늘의 분노를 잊지 말고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 민주노총 위원장의 인신을 가둘 수는 있어도 노동개악을 저지하는 민주노조 정신, 그 투쟁의 정신은 더 큰 파도가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우리가 증명해야 한다.

이제 노동개악 저지 투쟁은 새로운 단계에 와 있다. 그 출발은 당연히 12월16일이다. 금속노조는 이미 16일 주야 4시간 이상의 파업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하고 현장을 조직하고 있다. 공안탄압과 노동개악을 끝장내야 한다. 12월 총파업으로 포문을 여는 투쟁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의 모든 조직이 합심하여 반드시 성사시키자.

정부의 막가파 식 연행, 투쟁의 진정성 높여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서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자진출두를 결정했다. 그러나 사실 체포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박근혜 정권이 폭압적으로 노동자를 밀어붙인 결과다. 민주노총의 연말 노동개악 저지 투쟁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오히려 더 진정성을 가질 것이다. 국민들은 현장 노동자들이 나서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일반해고를 막아 주기를 바란다. 한 위원장의 일은 박근혜 정권의 막가파 식 밀어붙이기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보다 진정성 있는 투쟁을 만들어 가는 노력으로 이어질 것이라 본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노동시장 구조개혁 저지와 함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막겠다는 결의를 하고 있다. 전 국민을 비정규직화하는 노동개악뿐 아니라 청와대가 경제활성화법이라며 여당에 강행처리를 주문하는 서비스산업발전법 또한 의료민영화로 이어지는 만큼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8일 1차 파업을 벌였고, 오는 16일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를 적극 조직하고 있다. 다음달 8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이 같은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도록 '온콜'(비상호출 당직제도) 대기상태에서 준비하고 있다.

노동개악과 서비스산업발전법, 즉 공공영역을 돈벌이 수단으로 바꾸는 것이다. 국민 모두의 문제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의 박수를 적극적으로 보내주면 좋겠다. 우리 또한 병원 현장에서 국민들을 만나고, 국민 지지를 받는 투쟁을 벌일 것이다.

조합원 분노, 위력적 투쟁으로 표출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

한상균 위원장이 출두한 날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경찰 조사를 받았다. 민중총궐기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해 보겠다는 것인데 명백한 노조탄압이다. 공공운수노조 모든 임원과 주요 활동가들이 소환조사를 받았거나 받는 중이다. 10일 하루 공공운수노조 대부분 임원이 경찰서에 있었다.

한상균 위원장의 경찰 출두는 정부의 강요와 협박에 의한 것으로 사실 강제 연행과 다름이 없다. 정부는 한상균 위원장 거취 문제를 공론화시키면서 공안탄압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편으로는 국민의 눈을 노동개악 내용보다는 폭력집회 문제로 돌리려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기 위한 술수다. 야당조차 불법 시위 동조자로 몰릴까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미 지난 두 달 사이 두 차례나 사무실이 경찰에 의해 압수수색 당하는 사태를 겪었다. 민주노총의 주요 산별조직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거나 주눅 들게 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파업이 어려운 조직일지라도 연가투쟁·조합원총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에 복무할 방침이다.

한상균 위원장을 강제로 잡아가는 과정과 모습을 본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위력적인 투쟁이 가능할 것이다. 국회 상황도 주시하며 장기전도 준비할 계획이다. 정부·여당은 자신들의 노동개악법을 끝내 밀어붙일 태세다. 연말과 연초, 혹은 내년 총선 이후까지 이어질 국회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투쟁계획도 수립할 것이다. 정부·여당이 오판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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