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19일 낮 12시 김대중 대통령과 40여분에 걸쳐 단독면담을 갖고, 현 시국과 정책현안에 대한 노동계의 시각을 전하고,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등 7대 요구사항과 관련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다. 김대통령은 시국 현황 인식에 공감을 표하며, IMF 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계의 고통감내에 감사를 표하고, 향후 노동계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정책 결정에 반영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위원장은 이날 “현정권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은 △일방적 정책 추진 △개혁정책에 철학과 원칙 부재 △경제정책 실패 △일방적 구조조정에 있다”며 해결방안으로 “공안정국 중단과 구속노동자 석방,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보호, 노사정위원회 위상 강화”를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표하면서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특위구성 등 구체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과 이위원장은 단독면담에 이어 한광옥 비서실장, 노동부 김호진 장관, 노사정위원회 장영철 위원장, 이태복 복지노동수석 등이 배석한 가운데 시국현황과 7대 요구사항과 관련해 1시간여에 걸쳐 의견을 나누는 등 예정된 시간보다 40여분 길게 면담이 진행됐다. 한국노총 이정식 대외협력본부장은 “이번 면담은 국정운영에 노동계의 요구가 어느정도 반영되는지 지켜볼 수 있는 계기이며, 정책방향과 후속대책을 보면서 향후 투쟁기조와 방향을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단식기간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노동정책의 변화와 그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로 금융노조 구속간부 조기석방을 요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어, 이위원장이 대통령 면담 이후 구속노동자 조기석방 등 남겨진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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