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삼부토건의 우량자산인 르네상스서울호텔 공개매각이 불발됐다. 삼부토건 정상화의 단초가 될 르네상스호텔 매각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14일 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매 입찰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채권단인 우리은행과 공매 수탁사인 무궁화신탁, 삼부토건이 6차를 끝으로 더 이상 공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가처분 신청은 삼부토건의 자회사인 남우관광이 제기했다.

애초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7회차 공매는 중단됐다. 공매 절차를 중단한 것은 르네상스호텔 입찰가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6회차 공매는 최저 입찰가격이 1조959억원으로 참여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1회차의 입찰가격은 1조8천560억원인 데 반해 10회차의 입찰가격은 7천575억원으로 회차가 진행될수록 하락한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호텔을 헐값으로 매각하려 한다”고 비판했던 지부는 지난 12일 무궁화신탁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불공정 영업행위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수탁사인 무궁화신탁이 인수자의 이익을 위해 신탁자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김영석 사무국장은 “우리은행이 호텔을 처분하면서 제값을 받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공매 또는 수의계약이 진행될 경우 우리은행의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해다.

한편 삼부토건은 2011년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 실패로 7천500억원의 협조융자를 받았다. 우량자산인 르네상스호텔은 493개의 객실을 보유한 특1급 호텔이다. 지부는 삼부토건 정상화를 위해 르네상스호텔을 1조원대에 매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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