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국회 앞마당엔 대한민국 청년 20만+ 창조 일자리 박람회 준비가 한창이다. 삐죽한 천막 빼곡하게 그 너른 마당을 채웠으니 대규모다. 온갖 희망찬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거느라 사람들은 분주했다. 강약중강약 궂은비가 오전 내내 내린 탓에 오후 시간이 더욱 바빴다. 알바! 이쪽으로! 행사 관계자 목소리가 높았고, 그 자리 멀뚱멀뚱 섰던 청년들이 우왕좌왕 바삐 움직였다. 가득 쌓인 음료수를 천막으로 날랐다. 카페인과 타우린이 많이 들었다는 일명 에너지음료였다. 일 좀 해 본 몇몇은 연탄 나르듯 줄지어 던지고 받았다. 대개는 그저 들고 묵묵히 걸었다. 여기가 아니라는 관계자 말에 줄줄이 또 말없이 다른 데로 짐을 날랐다. 금세 땀 흘렸다. 청년들은 지금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스펙’을 쌓고 학비며 생활비와 온갖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창조 일자리 박람회 준비 알바에 나섰다. 다단계 하도급 모양새다. 사다리 과연 멀쩡할지 몰라 근심 깊은 이들이 많다. 요즘 여기저기 청년 일자리 박람회가 성황이라니, 일자리 박람회를 자주 열어 청년 알바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 아니냐고 사람들은 묻는다. 그것참 창조적이라고 비꼰다. 실은 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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