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세계 교역신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글로벌 교역의 회복여건 점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교역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할 때 올해와 내년 세계 교역신장률은 각각 2.9%와 3.3%로 추정된다"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크게 하회한다"고 밝혔다. 2001~2007년 연평균 교역신장률은 6%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교역 부진이 지속되는 것을 가정할 경우 올해와 내년 교역신장률은 각각 1.4%,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 교역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3.3%)에 크게 못 미치는 1.2%에 머물렀다. 과거 9·11 테러나 IT거품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하면 90년대 이후 최저치다. 신흥국 교역이 철강·기계 같은 공산품을 중심으로 부진한 데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교역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향후 교역 여건도 비관적으로 예상했다. 국제 원자재가격 약세로 인한 자원수출국 수입 여력 약화와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교역확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서비스업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부정적인 효과를 냈다. 수출과 내수 부진에 직면한 신흥국들이 관세 부과나 국산품 소비 인센티브제·수입허가제 같은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세계 교역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교역이 둔화하고 있어 세계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이전의 경기회복기 같은 높은 교역신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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