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보통신 정책개발 업무를 설립취지로 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인력 증원분의 대다수를 비정규직으로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정보화진흥원의 비정규직 증가율이 정규직 증가율보다 10배 높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날 정보화진흥원에서 받은 ‘연도별 인력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정보진흥원의 전체 인력은 2010년 350명에서 올해 6월 현재 465명으로 32.9% 증가했다. 이 중 정규직은 283명에서 12% 증가한 317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67명에서 148명으로 늘었다. 증가율로 따지면 120%다. 정규직이 늘어난 속도보다 10배 빨리 비정규직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늘어난 비정규직 81명 중 60명이 여성으로 전체 증가분의 74%를 차지했다.

전체 인력 중 여성 비율은 같은 기간 25%에서 37%로 상승했는데, 한 꺼풀 벗겨 내고 보면 결국 빛 좋은 개살구였던 셈이다. 실제 여성노동자 비중은 증가했지만 복지 수준은 미흡했다. 정보화진흥원에는 직장어린이집이 없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상 여성노동자 300명 또는 상시노동자가 500명 이상일 경우에는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화진흥원 여성노동자는 175명이다. 하지만 정보화진흥원보다 전체 인력과 여성 인력이 적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올해 3월 보육시설을 설치했다.

송호창 의원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편중되는 것은 장기적인 양성평등 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공공기관부터 정규직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여성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환경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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