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이 개선됐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투자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경기개선세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위축됐던 내수는 7월 들어 회복세를 나타냈다. 7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9%와 2.2% 증가했다.

메르스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도소매업(-0.2%)과 숙박 및 음식점업(-5.4%),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2.8%)은 전월에 비해 감소 폭이 축소됐다. 외국인 관광객수도 8월 중 감소 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했다. 7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6.9% 증가해 6월(12.2%)에 이어 비교적 양호한 개선 추세를 보였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위주로 점차 개선되고 있었다. 건설기성액(일정한 공사기간에 이뤄진 실적)은 건축(6.9%)부문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제조업 생산 개선을 제약했다. 저유가가 지속되고 중국의 경기 불안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게 수출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8월 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4.7%나 감소했다. 주요국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경기 불안이 나타나고 있는 중국(-8.8%)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됐고, 통화 약세를 보이는 일본(-24.4%)과 EU(-20.8%) 수출도 크게 부진했다. 미국(-4.4%) 수출은 감소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선박(-51.5%)과 석유제품(-33.5%) 수출이 곤두박질쳤다.

KDI는 "세계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단기간 내에 수출여건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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