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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빈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세월호 참사 교훈 잊었나 … 정부는 진상규명 협조해야”
▲ 정기훈 기자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석태)가 조심스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비록 정부가 밀어붙인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막지는 못했지만 최근 전면개정안을 마련했다. 직원 채용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특별조사위 사무실에서 권영빈(49·사진) 상임위원을 만났다.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 상임위원은 검사 출신 변호사다. 새정치민주연합 추천으로 올해 1월 특별조사위에 합류했다. 2012년 이명박 정부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사건 특검팀에서 활동했다.

-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났다.

“그날 국민 대다수는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 충격과 슬픔을 모두 공감할 것이다. 올해 4월16일 즈음이면 특별조사위가 뭔가 활동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겠나. 하지만 특별조사위는 그때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해야만 했다.”

지난 4월 말 이석태 위원장과 상임위원 2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정부 시행령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행령은 이달 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11일 공포됐다.

“정부 시행령으론 특별법 정신 실현 어렵다”

- 정부 시행령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


“시행령 자체가 문제다. 특별법 정신을 실현할 수 없는 시행령이다. 특별조사위 핵심 직위에 파견공무원을 두게 하면서 민간조사 원칙을 관철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안전사회 건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업무범위를 세월호 참사 관련 재해·재난 예방으로 축소했다. 상근직인 소위원장이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업무지휘감독권도 배제했다. 특별법 정신은 세월호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사회 건설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고통을 극복하고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정부는 특별조사위를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 유가족은 특별법 시행령을 ‘쓰레기 시행령’이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특별조사위의 독립성을 주문한다. 진상조사 책무를 포기하지 말라고.

“유가족 심정을 어떻게 다 이해하겠나. 유가족이 헌신적으로 활동한 결과물이 특별법이고, 그에 근거해 특별조사위가 만들어졌다. 특별조사위는 유가족으로부터 근원적 힘을 받은 조직이다. 특별조사위는 외부의 모든 관계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유가족까지도. 그런 점에서 독립적으로 진상조사 책무를 다하라는 유가족의 요구는 정당하다. 특별조사위는 세월호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사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매진할 것이다.”

- 특별조사위가 최근 특별법 시행령 전면개정안을 마련했는데.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면.

“정부 시행령은 그 자체로 특별조사위 활동을 제약한다. 그럼에도 특별조사위 활동을 안 할 수는 없지 않나. 제약된 조건에서 특별조사위 활동방안을 모색했다. 시행령 전면개정안은 소위원장 업무지휘감독권 보장과 민간조사 보장, 특별법이 정한 업무범위 확보로 요약된다. 정원도 상임위원 5명을 제외한 직원 120명으로 규정했다. 정원 외 전문위원도 채용하도록 했다.”

특별조사위 정원과 관련해 정부는 시행령에서 정무직인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해 120명으로 정하고, 공포 뒤 6개월 동안은 5명을 포함해서 90명을 두도록 했다. 반면 특별조사위는 시행령 전면개정안에서 5명을 제외한 120명을 정원으로 명시했다. 특별법에는 120명 내외로 규정돼 있다.

“행정지원실장 등 공무원 파견 받지 말아야”

특별조사위는 아직 시행령 전면개정안을 정부에 제출하지 않았다. 제출방식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경우 대통령령 제정시 위원장이 국무총리에게 의안건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특별조사위는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의안건의를 할 수 있다. 인권위처럼 직접 개정안을 건의할지, 아니면 국무회의 간사부처인 행정자치부를 통해 제출할지 검토 중이다.”

- 조직과 예산을 두고 정부와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정부 예산 범위에서 직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 예산은 시행령 기준으로 지급된다. 정부 시행령에서는 민간에서 49명을 채용하도록 했다. 전체 예산은 특별조사위가 올해 2월17일 정부에 요청한 193억원에서 33억원 줄어든 160억원이다.”

특별조사위는 제한된 범위에서 조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27일에는 직원 채용공고를 냈다. 본격적인 활동은 7월 중순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특별조사위와 상의 없이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공무원 파견요청권은 위원장에게 있다. 핵심보직인 행정지원실장과 기획조정담당과장·조사1과장에 파견공무원을 받는 문제를 두고 심사숙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파견을 받지 말자는 의견이다.”

- 진상조사 과정에서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4월 말 광주고법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대각도 조타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각도 조타는 세월호 침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다. 재판부는 선체를 인양해서 정밀검사를 해 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전히 침몰 원인이 밝혀진 게 없다. 특별조사위 조사는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침몰 과정에서 구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특별조사위가 인양된 선체 조사할 수 있어야"

- 특별조사위 출범시기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시행령 개정과 함께 특별조사위 활동시기를 특별법이 시행된 1월이 아닌 특별조사위 구성 뒤 1년으로 보고 있는데.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특별법이 시행된 올해 1월1일부터인지, 임명장을 받은 3월5일부터인지, 시행령이 공포된 5월11일부터인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 그런데 사무처가 꾸려져야 조직이 출범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인적·물적 체계가 갖춰지는 ‘사무처 구성’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조사위는 다음달 4일 전원위원회에서 출범시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예산 때문에라도 필요한 절차다. 활동기간 6개월 연장건도 의결할 예정이다.

“활동기간은 세월호 선체 인양과 맞물린 문제다. 이달 22일 선체인양 국제입찰공고가 나갔다. 내년 10월께 인양이 예상된다. 특별조사위 활동기간이 그 전에 끝나면 세월호 참사의 중요 증거인 선체가 인양돼도 아무런 조사도 못하게 된다. 특별조사위가 선체를 조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국민적 여론을 모아 나가야 한다.”

-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가 어떻게 마무리돼야 할까.

“세월호 참사가 던진 질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에 미래가 있을까. 세월호 참사에서 얻은 교훈을 살려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 특별조사위의 역할이다. 다만 이 일을 특별조사위가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별조사위 활동기간이 끝난 뒤에도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고 안전사회를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글=연윤정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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