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
공인노무사
(금속노조 법률원)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노조활동을 하고 있다. 창원 2·3공장 현장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금속노조 소속이다. 금속노조 외에 기업별 노동조합도 있는데 주로 사무관리직들이 가입해 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수십 년 청춘을 바친 회사가 매각된다는 얘기를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되자 배신감을 느꼈다. 자신들의 이윤·잇속으로 회사를 팔고 사고 하는데, 그 회사가 이윤을 창출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자본가들은 언제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 점이 오히려 노동자들로 하여금 진짜 노동자가 되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회사측은 금속노조 가입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해했다. 노동자들이 속속 금속노조 가입을 선택하자 3공장 사업장 장은 ‘금속노조 설립 발기인 선정과 관련한 회사 입장’을 통해 금속노조 설립 발기인 선정과정이 밀실 결정이라며 노조설립 자체를 비난하고, 직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지 못하게 방해했다.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삼성이 무노조 사업장이어서 그런지 금속노조 발기인대회와 금속노조 가입 추진 자체에 대해 회사가 노조운영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를 백주에 버젓이 할 정도로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가 극심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측이 일방적 매각방침에 항의하러 주주총회에 참석한 금속노조 지회장 등 노조간부를 불법사찰해 노조혐오를 또 한 번 만천하에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측은 이뿐 아니라 교섭대표노조인 기업별노조에는 교섭준비실이라며 사무실을 제공하고, 교섭위원 유급을 인정하면서도 금속노조 지회의 사무실·타임오프 요구는 수용하지 않는 등 차별을 하고 있다. 사측은 이 밖에도 합법적 노조활동을 한 금속노조 지회장과 노조간부, 조합원 25명을 징계했다. 이어 대의원 1명을 해고까지 하는 등 금속노조를 상대로 대량징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집회참가 조합원을 포함한 수백 명에게 경고장을 발부해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

사측의 이런 방해에도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조합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노조간부나 조합원들은 활발한 노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징계와 불법사찰·해고가 오히려 조합원들을 단결하게 만든 셈이다. 삼성테크윈지회 노동자들은 전체 조합원이 금속노조 조끼를 입고 현장에서 일한다. 출퇴근시간 회사 앞 집회와 선전전, 중식시간 집회, 쉬는 시간 플래시몹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주주총회에도 참석해 주주들과 노동자들을 내팽개친 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노조에 가입해 본적 도 없고, 집회도, 구호도 외쳐 본 적이 없는 삼성테크윈 직원들이 어떤 노조보다 열심히 정성을 다해 노조활동을 하고 있다. 노조에 가입하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이들에게 물으니, 우선 옆에 있는 동료가 보인다고 했다. 누가 징계를 당하거나 회사에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내 일같이 여기는 동지애를 보이고 있다.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은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조합원 전체 교육을 해도 참석률이 매우 높다. 단위별 교육은 물론이다. 교육을 하는 내내 집중을 잘하고 질문도 많이 한다. 최근 노조 교육 가운데 가장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복수노조 사업장이고 금속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아닌데도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기죽지 않고 노조활동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 노조간부들은 퇴근시간 이후 자기 시간을 투자하고, 조합원과 함께 주말이면 삼성 본사나 주요 계열사 앞에서 매각대상 삼성그룹 사업장 노동자들과 공동투쟁을 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연대투쟁에도 나선다. 삼성테크윈의 직원이 아니라 삼성의 노동자로 금속노동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됐으나 조합원들이 대부분 방위산업 분야 근무자들이어서 자유롭게 파업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업별노조가 삼성 역사상 첫 파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답게 활동하고 교섭하고 사용자를 상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별노조가 진정 교섭대표노조로 역할을 하려면 금속노조 지회와 공동으로 대응해 사용자로부터 노조사무실과 타임오프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렇게 노조활동 터전을 마련하고 난 뒤 매각과 관련해 공동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테크윈 노동자로서, 금속노동자로, 진짜 노동자의 길을 같이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