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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사람 해고 말고
연대 나선 길이 순탄찮다. 학교는 온통 공사장이었다. 인도는 비좁았고 임시계단은 가팔랐다. 아이유,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허리 절로 굽었다. 고용안정 보장 구호가 그 와중에 버거웠다. 줄지어 꾸역꾸역 걸어 닿은 곳에 벚꽃과 목련과 진달래가 펴 화사했다. 봄옷 한껏 멋을 낸 학생들이 꽃 길 지나며 까르르 웃었고, 능숙하게 셀카를 찍었다. 그 옆자리 농성 천막이 덩그러니 버텼다. 어느새 낡아 빛바랜 현수막이 청소노동자 해고 속사정을 전했다. 붉은 조끼 입은 늙은 노동자들이 한자리 모여 고용보장과 임금인상을 촉구했다. 봄이면 어김없던 어느 익숙한 봄 노래 대신 단결투쟁가가 그곳 유서 깊은 교정에 울려 퍼졌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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