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독자편집위원회(위원장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는 올해 1분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협상 관련 보도에서 심층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검토의견을 내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전문가그룹 구조와 논의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1·3월호 특별판에서는 ‘비정규직 보호논의 10년’과 ‘안녕하십니까, 청춘’ 커버스토리가 상대적으로 신선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영화·그림 등 문화칼럼 텍스트가 대중적이지 못하고 독자가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배려가 없었다는 따가운 비판도 나왔다.

이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제1기 독자편집위 3차 회의가 열렸다. 김동원 위원장 사회로 열린 이날 회의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가 직접 의견을 청취했다. 독자편집위는 이날 △매일노동뉴스 2~3월호(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 중심) △특별판 1·3월호를 모니터링했다.

독자편집위 의견 반영 지면개편 단행

김동원 위원장 :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 독자편집위에 너무 무게가 실리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마추어이고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것뿐이다. 매일노동뉴스가 너무 얽매이지 말기를 바란다. 그래야 우리도 편안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편하게 말할 테니 결정은 매일노동뉴스가 알아서 하시라. 오늘 좋은 말씀 기대한다.

박성국 대표이사 : 대표이사가 있어 말씀을 자유롭게 못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다. 1기 독자편집위는 매일노동뉴스의 보배 같은 존재다. 대표이사로서 경청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개의치 말고 가감 없이 지적해 주길 바란다.

연윤정 편집부국장 : 매일노동뉴스는 1·2차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어떻게 지면에 반영할지 고민했다. 이에 따라 2~3월 지면개편TFT를 가동했다. 그 결과를 이달 6일자부터 반영한다. 글자 포인트를 키우고 여백을 늘려 보기 편하고 시원하게 편집할 예정이다. 칼럼진도 3명 보강했다. 다만 독자편집위에서 문화면(문화칼럼 포함) 신설 의견이 있었는데, 이번에 반영하지 못했다.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 심층기사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매주 월요일 분석기사를 담는 <월요기획>을 강화했다. 용어설명도 따로 덧붙이기로 했다.
 

 


김동원 위원장 : 모니터링을 시작하겠다. 매일노동뉴스 2~3월호와 특별판 1·3월호 모니터링을 따로 말하지 말고 한꺼번에 평가하자.

“전문가그룹 비판적 접근 아쉽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 :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훑어보는 계기가 됐다. 두 가지를 의견을 나누고 싶다. 우선 용어의 문제다. 노사정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입장에서 보면 노사정인지 노사정위원회인지 구분이 명확했으면 한다. 무분별하게 노사정이란 대표성 용어가 쓰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위에 들어가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정위에서 논의되는 것을 노사정 논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음으로 노사정위 전문가그룹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필요했다고 본다. 전문가그룹 임명 절차나 구성이 합당했는지 면면을 살펴봐야 하지 않았을까. 노사정위가 공정한 경기장인가, 기울어진 경기장인가에 대한 접근도 필요했다. 또 막판 힘겨루기라고 다룬 보도는, 그보다는 정부의 압박 과정이 아닌가 하는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김동원 위원장 : 노사정이란 표현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느낌인데, 사실은 일부 노사정으로 구성된 노사정위라는 지적이었다.

김동욱 한국경총 기획홍보본부장 : 2~3월 가장 중요한 이슈가 노사정위에서 진행한 사회적 대화였다. 매일노동뉴스의 특징을 잘 살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사를 내보냈다. 다른 언론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심층적으로 다뤄서 독자들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을 언급했을 때다. 최저임금 쟁점에 대한 노사 의견을 비교하는 기사를 시리즈로 다뤘으면 어땠을까. 6월 말까지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진행될 테니까 앞으로 반영되길 희망한다.

특별판 3월호에서 청년문제를 다룬 커버스토리와 광주 자동차밸리를 다룬 기사가 참신했다. 노동시장 밖에서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 매일노동뉴스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윤자영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기사에서 전문가 A·B그룹이 계속 언급되던데, 논의 과정이 비공개인가.

연윤정 편집부국장 : 그렇다. 회의에서 나온 발언도 익명 처리한 것으로 안다.

윤자영 연구위원 : 전문가그룹이 내놨던 검토의견이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사정소위 안보다 후퇴했다는 해설기사를 봤다. 후퇴했다고 보는 이유가 뭔지, 구성원 차이 때문인지, 뭐가 달라졌기에 후퇴했다고 보는 건지 평가·분석이 없어 아쉬웠다. 기사에서는 밀실협상이란 표현도 있지만 전문가그룹 인적 구성과 논의 과정을 비공개한 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노사정위 논의에서 청년문제가 거래의 하나로 여겨지는 속에서 특별판 3월호에서 청년 특집기사를 다뤄서 좋았다. 다만 최근 대기업이 스펙을 보지 않겠다고 채용관행을 바꾸려는 데 대한 부작용을 짚지 못해 아쉬웠다. 4~5년씩 취업을 준비한 청년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상세히 짚은 것은 좋았다. 하지만 너무 장밋빛 전망만 보여 준 게 아닌가 싶다. 독일 사례를 소개해 주면서 너무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것은 아닌가.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모델로서 갖는 사회적 파장이나 함의에 대해 균형 있게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다.
 

 


“특별판 커버스토리 기사 돋보여”

이강택 전 언론노조 위원장 : 매일노동뉴스가 집중하는 분야와 정체성이 있기는 하지만 노사현안만 너무 많이 다루는 것 같다. 문화 분야에 대해 다루긴 하지만 둘 사이 간극이 크다. 중간지대가 사라진 느낌이다. 노사관계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측면이 있지 않나. 세금이나 재정 등 노사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별판에서는 문화칼럼을 다룬다. <피노키오>나 <리바이던>을 다룬 칼럼의 경우 노동진영은 물론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나에게도 익숙한 텍스트가 아니다. 그렇다 보니 그 작품을 안 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데 상당히 시간이 할애된다. 그렇게 지면이 차고 나니 나머지 이야기는 붕 떠 버린다. 사람들이 알고 싶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안 짚고 취미생활 같은 글이 돼서는 곤란하다.

김동원 위원장 : (이강택 전 위원장은 현직 KBS 프로듀서인데) 방송에서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주로 다루나.

이강택 전 위원장 : 시사 다큐멘터리를 주로 했다.

강문대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 : 두 번의 독자편집위에서 나온 의견이 지면에 반영돼서 보람을 느낀다. 노사정위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논의와 관련해 전문가그룹 참여자와 그들의 발언에 대해 매일노동뉴스가 상세히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협상이 시한을 넘겼다는데 기사에서는 그 뒤 이어진 협상에 대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좀 답답하다.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해 다루면서 청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쪽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 매일노동뉴스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접근하는지가 분명했으면 좋겠다.

1월호 특별판에서는 ‘비정규직 보호논의 10년’에 대해 다뤘다. 비정규직 문제에서 차별을 완화하는 것도 중요한데 왜 그것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지도 짚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장기적으로라도 그 부분에 대해 조명해 줬으면 좋겠다.

“노사균형과 비정규직 비중 높여야”

김동원 위원장 : 강 변호사와 조금 생각이 다르다. 매일노동뉴스가 자기 입장을 내세우는 것에서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본다. 청년문제를 다룬 특집은 훌륭했다. 청년실업 문제점을 잘 짚어 줬다. 깊이 있게 분석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다만 제도권 내에 있는 총연맹 위주의 보도는 조금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규직 노동운동은 이미 기득권화돼서 그들만의 리그가 된 느낌이 크다. 노동운동이 국민의 주목을 받고 도덕적 정당성 위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면 비정규직 노동운동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소외된 비정규 노동자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조직탐방이 좋은 예일 것이다. 청년유니온·비정규노동센터·이주노동단체 등을 찾아가는 탐방기사는 어떨까.

박성식 대변인 : 기존 유럽식 판형에서 주간지 판형으로 전환된 특별판은 구성이 한껏 다채로워졌다. 잡지를 받아 보는 느낌이 들어서 매일노동뉴스가 주는 선물 같이 반가웠다. 표지에서 주제의식을 잘 보여 주고 기사의 메시지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편집에서도 일러스트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등 시각적 측면에서 많이 개선됐다.

여전히 아쉬운 점은 문화칼럼이다. 그 특성상 소프트해야 하는데 분량이 많고 무겁게 다가와 선뜻 안 읽힌다. 내용면에서는 아직까지 매일노동뉴스가 다루려는 문화가 무엇인지 고민과 차별성이 덜하다는 느낌이다.

김동욱 본부장 : 매일노동뉴스 독자층에서 노와 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의 비중이 낮지 않나 싶다. 기업 독자층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매일노동뉴스가 노동전문 일간지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견인차가 될 것이다. 너무 노동계 목소리만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기업 입장에서는 노사 모두의 입장을 균형 있게 다루지 않는다고 본다. 매체 특성당 50대 50은 어렵겠지만 좀 더 균형을 잡고 외연을 확대하면 어떨까.

김동원 위원장 : 삼성이든 현대든 매일노동뉴스를 보는 기업은 다 본다. 기업 이야기도 실어 주는 게 의미가 있다. 노사관계라는 게 일방적인 것이 아닌 노와 사의 문제이니까.

“협상 뒷이야기 등 차별화 필요”

강문대 변호사 : 시민·사회단체의 경우는 다른 일간지에 비해 비싼 구독료 때문에 매일노동뉴스 구독이 쉽지 않다. 방법이 있을까.

김동욱 본부장 : 매일노동뉴스는 마감이 빨라서 속보에서는 다른 매체에 비해 뒤떨어진다. 노사정위 협상 뒷이야기나 분석 등 다른 매체에서 싣지 못한 부분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속보에서는 뒤처지지만 깊이에서는 장점이 있기에 차별화하면 좋겠다. 앞으로 남은 협상과 국회에 가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신경 써서 기사화했으면 좋겠다.

윤자영 연구위원 : 매일노동뉴스가 인용하는 전문가가 한정돼 있다는 느낌이다. 단골 같이 같은 사람이 반복해서 나오는 것 같다. 전문가 외연을 확대했으면 한다.

김동원 위원장 : 저도 같은 느낌이다. 전문가 영역을 넓혔으면 한다. 그리고 공무원연금 문제도 워낙 중요하다. 앞으로 해법까지 포함해서 심층적으로 다뤄 주길 바란다.

연윤정 편집부국장 : 공무원연금 논의는 그간 지면을 통해 빠짐없이 보도해 왔다. 오늘 나온 제안을 포함해 앞으로 국회 논의까지 심층적으로 다루도록 노력하겠다.

윤자영 연구위원 : 개인적으로 그림에 관심이 있어서 3월호 특별판의 프리다 칼로에 관한 글을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노동계가 얼마큼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문화칼럼 독자 위해 적극적인 배려를”

김동원 위원장 : 노동을 주제로 한 사진이나 영화·소설·그림이 상당히 많다. 그런 것을 다루면 어떨까.

이강택 전 위원장 : 이런 문제는 작가에게 요청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의식적으로 독자가 텍스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유인장치가 필요하다. 칼로나 리바이어던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문화칼럼에서 제목과 텍스트만 들어갈 게 아니라 중간중간 소제목을 통해 내용을 요약해 주는 등 적극적인 편집 태도가 필요하다. 칼럼을 작가에게만 맡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독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

연윤정 편집부국장 : 2차 회의가 있었던 1월20일 이후 독자고충 처리 보고를 하겠다. <바로잡습니다> 8건과 <알립니다> 3건이 있었다.

김동원 위원장 : 오늘 유익한 말씀 많았다. 3차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다.

정리=연윤정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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